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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유럽 정체성의 출발 ‘하버드-C.H.베크 세계사’외

▶하버드-C.H.베크 세계사( 뵬프강 라인하르트 책임 편집, 이진모 공원국 옮김, 민음사)=하버드대 출판부와 독일 C.H.베크 출판사가 함께 펴내는 세계사 시리즈의 세 번째 책. 1350년 무렵에서 1750년 무렵까지 약 400년간 지리적 발견과 연결 등 유럽의 팽창 시기를 다룬다. 1492년 콜럼버스의 ‘서인도 제도’의 발견 이후 유럽인들은 원주민들이 떠난 주인없는 땅을 차지, 제국을 형성해나가는데, 당시 제국건설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명백한 운명’으로 설명된다. 청제국과 유목 제국의 전쟁, 인도아 대륙의 무굴 제국 등 보편성과 통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피로 얼룩진다. 이 시기는 항해술의 발달로 미지의 세계들이 연결되기 시작한다. 오스트레일리아가 마침내 세계사로 편입되고, 무역이 고도화된다. 바다는 사람과 물자 뿐 아니라 종교도 실어날라 이슬람과 기독교의 위세가 확장된다. 책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대륙과 바다를 아우르는 게 특징이다. 이 시기에 등장한 여러 세계 제국은 오늘날 국민국가까지 이어지는 영역과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원형에 해당한다. 특히 우리가 아는 유럽의 종교와 철학, 문학, 정치 이론 등 유럽의 정체성이 형성된 시기로, 이는 대서양을 통해 아메라키와 연결됨으로써 탄생했다고 평가한다.

▶테라피스트(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푸른숲)=심리학자가 쓴 스릴러는 어떤 맛일까. 2019 런던도서전 최고 화제작인 ‘테라피스트’는 심리학자인 작가의 기발한 설정과 마음의 작동방식을 섬세하게 직조해 스릴러의 제맛을 선사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오슬로에 사는 30대 여성 사라. 그녀는 심리치료사로 집에 상담실을 마련하고 환자들을 심리상담한다. 남편 시구르는 건축가로 현재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을 리모델중이다.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산장에 간다며 아침 일찍 나간 남편으로부터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걸려오지만, 친구들로부터 시구르를 만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게된다. 의구심이 이는 와중에 벽에 걸려있던 설계도면통이 없어졌음을 발견한 사라는 하룻밤 새 다시 돌아온 도면통에 혼란스러워지고, 실종신고는 살인사건으로 확대된다. 공사판인 집의 여기저기서 물건들이 이곳저곳으로 옮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가 하면 다락방에서 발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의심과 불안, 공포가 꼬리를 물면서 사라는 자신의 기억조차 믿을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플루드는 이 데뷔작으로 단숨에 요 네스뵈, 라르손을 잇는 차세대 장르소설 작가로 떠올랐다.

▶판타지 유니버스 직업 소개소(환상직업안내소 지음, 전홍식 옮김, 요다)=게임이나 소설, 만화, 영화 등 다양한 판타지 세계 속에 등장하는 용사, 연금술사, 모험가 등 77개 직업을 소개한 안내서. 특성에 따라 공격계, 지식계, 왕국·교회계, 황야계, 전문계로 직업을 분류하고 업무 내용이나 취직 과정 등을 흥미롭게 해설해 놓았다. 특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그래프로 그린 능력치와 일러스트도 눈길을 끈다. 가령 용사, 전사, 암흑기사, 암살자 등은 전투를 하며 살아가는 ‘공격계 직업’으로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필요한 능력이나 쌓아야 할 경력도 서로 다르다. 백마도사, 소환사, 연금술사, 사령술사 등 지식과 마력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지식계 직업’은 마법이나 연금술과 같은 지식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을 어디서 배워야 하는지도 친절히 소개해 놓았다. 각 장의 끝에는 판타지 세계의 종족, 중세 유럽의 기묘한 직업, 인기 직업 랭킹 등 흥미로운 얘기도 담았다. 한국어판에만 특별히 수록된 부록에는 판타지에 어울리는 한국 직업과 77개 직업과 관련된 작품, 캐릭터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작품을 만들거나 이해하는 데 길잡이로 삼을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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