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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밖에 안 보인다”…통합당의 인물난 ‘딜레마’
김종인, 경제·방역 등서 광폭 행보
金 외에 정면 나설 현역·중진 실종
서울시장 재보궐도 ‘인물난’ 계속
해소 위해 ‘미스터 트롯' 방식 염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3일 국회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미래통합당의 기세등등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발목을 잡은 ‘인물난’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학자면서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 위원장이 현재 얼어붙은 경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통합당 내 최고 전문가로 직접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어서다.

통합당의 현역 의원들을 보면 관료 내지 율사(律師) 출신의 비중이 크다. 20대 국회에선 유승민(4선)·김광림·이종구·이혜훈(모두 3선) 의원 등 중진급의 ‘경제 라인업’이 탄탄했으나 이들은 21대 국회에 앞서 모두 불출마하거나 낙선했다. 현재는 추경호(재선)·윤희숙·유경준(모두 초선) 의원 등이 당 내 드문 경제통으로 꼽히지만 아직은 행동 반경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 20대 국회 때는 신상진(4선)·박인숙(재선) 의원 등이 의사 출신으로 뛴 반면 지금 현역들 중에선 방역 전문가로 꼽을 만한 인사가 눈에 띄지 않는 형편이다. 통합당의 한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만 80세 나이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체력이 빠지기 전 우리 스스로 인물을 앞세워야 하는데,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고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해 정은경 본부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

지금의 인물난도 문제지만, 앞으로 치러야 할 선거를 앞두고도 속앓이가 이어지고 있다. 몇몇 여론조사에서 통합당의 지지율은 30%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런데도 당내 대선주자 중 누구도 지지율이 두자릿수가 되지 않는 게 현주소다.

당장 내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해야 하는 가운데 아직 ‘필승 카드’로 거론되는 인사도 없다. 통합당 안팎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선동·김세연·김용태·나경원·이혜훈·지상욱 전 의원 등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거물급이지만, 대부분은 지난 총선 때 고배를 마셨다. 한 중진 의원은 “낙선자가 1년도 안 돼 등판하면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인물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전달했다.

통합당도 고질적인 인물난을 체감하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에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 제작진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부산 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기 전 차용할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주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전날 지역민방 특별대담에서 “눈에 잘 안 띄던 사람들이 재평가되니 인기 있는 가수가 되지 않았나”라며 “실력이 안 알려져서 그렇지, 후보 만드는 과정을 충분히 알리면 민주당 못지 않게 훌륭한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포맷을 참고해 성과를 냈다는 가정하에, 필요하면 이를 정례화할 방안도 고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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