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현역 국회의원이나 명망가 전유물이던 당 지도부 선출 경선에 현역 시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풀뿌리 정치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해, 당과 여의도 정치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염태영 수원시장 [수원시청 제공] |
주인공은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진 염태영(60) 수원시장이다. 염 시장은 27일 본지 인터뷰에서 “그동안 당 지도부는 중앙 정치 현안에만 관심 있었다”며 “풀뿌리 자치 현장에서 일하는 2400여 명의 단체장·지방의회 의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될 수 있는 교두보가 필요하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겪은 중앙 정치와 지방 현장의 괴리도 인구 120만명에 육박하는 광역시급 거대 기초자치단체장인 그의 출마 배경 중 하나다. 염 시장은 “현장 방역을 진두지휘하면서 워킹 스루나 드라이빙 스루, 재난지원금 등 수백가지 창의적인 모델을 발굴하고 제안했지만, 중앙 정치인이나 공무원의 책상 서랍에 머물다 사라지곤 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확대해 중앙 정치에서 정책화 하는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이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지방자치 분권형 개헌’을 들고 나온 이유기도 하다. 염 시장은 “현 헌법에 지방자치 관련 조항은 2개 뿐”이라며 “조례 하나 만드는게 쉽지 않은 한계를 풀어야, 실질적 지방정부도 가능하고, 세계 도시들과 경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가 뿐 아니라 도시가 한 나라의 경쟁력 지표가 되는 21세기에 맞는 개헌의 당위성이다.
염 시장이 확인한 당내 현장의 목소리도 우호적이다. 염 시장은 “수해 직전까지 만난 수 많은 당원들도 박수로 공감을 전했다”며 대의원 투표에서 확실한 지지를 바탕으로 좋은 경선 결과를 자신했다.
염태영 수원시장 [수원시청 제공] |
다만 현역 의원에 비해 부족한 대중 인지도는 걸림돌이다. 염 시장은 “3선 시장이지만 전국적인 인지도는 약하다보니 (일반인과 당원 대상)여론조사에서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인기투표 방식인 현 경선에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 지난 2015년 현역 시장이 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 대의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낙선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염 시장은 압도적인 결과로 한계를 뛰어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염 시장은 “지역 풀뿌리 정치인이 1위가 된다면, 민주당에도 파란이자 큰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전현직 국회의원들만 해왔던 중앙정치에 도전해 자치분권 국가를 만들고 현장의 다양성이 반영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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