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적인 논쟁·계파 싸움이라는 비판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31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2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전초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낙연 신임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각각 “선별 지급”과 “전국민 지급”으로 맞서면서 당내 두 주자의 지지세력간 설전도 격화됐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정부는 2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는 쪽에 무게를 둔 상태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5개 정당 지도부간 지급 방식에 대해 약간의 견해차이도 있었지만 이는 (지원의) 시급성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후보자 시절부터 ‘맞춤형 재난지원금 지급’을 강조했다.
이 지사의 보편 지급안에 “책임없는 발언”이라고 한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두고 당내 비난 여론이 일었던 것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느끼고 있는 고뇌의 깊이가 홍 부총리의 책임감의 깊이다. 그는 할 말을 해야하고 존중돼야 한다”며 “조금 아쉬운 발언이 있었다고 꼬투리를 잡고 책임 물을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선별 지급을 주장하는 지도부에게 ‘야당과 같다’고 공격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수도권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제는 맞춤형으로 지급해야 할 때”라며 “재난에 좀 더 취약한 이들에게 더 많은 돈을 지원하는 형식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헤럴드경제 DB] |
반대로 2차는 물론 3차, 4차 지원금까지 주장하고 나선 이 지사는 홍 부총리의 발언을 재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부총리에게 드리는 5가지 질문’이라는 글을 올려 “국가 부채비율, 해외 사례, 재정건전성 등을 언급하며 지금은 소비할 돈이 없어 문제지 코로나19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소비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이재명계’로 알려진 한 수도권 재선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전 국민 지급이 민주당의 가치와 맞다”며 “재정건전성을 놓고 보든, 여론을 보든 이 지사의 주장이 맞지 않느냐”고 했다.
최근 이 지사의 ‘편지’에 동조해 법안을 발의한 김남국 의원 역시 “사실 당내의 많은 목소리는 선별 지급은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야당과 일치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지금은 재난지원금 지급 총액을 논의해야지 방식을 두고 정쟁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지원금을 위한 국채 발행 총액을 정한 후에 선별-지급 정책을 조합하면 싸울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 의원들과 대선주자가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을 두고 서로 비난하고 윽박지르는 것은 기이한 현상”이라며 “벌써부터 유력 대선주자 라인에 서서 눈도장을 찍고 줄을 서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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