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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수산 ‘군함도가 울고 있다’…억지 ‘죽창가’ 왜 부르나
군함도.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해저탄광 군함도(하시마)에는 상징적으로 일제강점기의 조선인들에게 가한 일본의 국가범죄가 총체적으로 집약되어 있다.’

한수산이 소설 ‘군함도’를 쓰면서 취재노트에 쓴, 스스로에게 수없이 각인시켰던 말이다. 그는 계간지 ‘대산문화’ 가을호에 ‘군함도가 울고 있다’는 에세이에서, 첫 현장취재에서 책이 나올 때까지 이 각성의 끈을 놓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군함도에서 채굴된 석탄은 일본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역청탄으로, 이 양질의 석탄은 전량이 야하타제철로 납품돼 제련용 석탄으로 사용됐다. 이렇게 생산된 철강은 나가사키 미쓰비시 조선소로 보내졌다. 즉 군함도 석탄이 야하타 제철에서 철로, 그 철은 다시 미쓰비시 조선소로 보내져 전함을 만드는데 사용됐다. 전시국가의 무기생산의 거대한 고리 시발점에 군함도가 존재한다는 것, 침략전쟁의 첫 단추가 끼워진 공간이 바로 군함도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봄, 군함도를 다시 찾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군함도는 “다만 포클레인으로 부셔놓고 시멘트 길을 낸 폐허였다. 90년 무렵 취재차 찾았던 군함도와 달리 섬은 허물어지고 주저앉고 색깔마저 검게 변한 채 형체도 3분의1쯤으로 쪼그라들어 있었다”며, 30여년 붙잡고 수없이 찾았던 군함도를 더 이상 찾지 않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떠나온 군함도를 다시 이야기할 수 밖에 없게 된 건 일본이 도쿄에 문을 연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군함도 전시관)’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그는 코로나로 길이 막혀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일본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가지고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규탄한다.

그는 우리의 정확한 자료와 근거 대신 감상적 대응에도 날선 비판을 가한다.

그 중 하나가 군함도의 조선인 122명 사망설. 이 사망 자료는 익명의 일본인이 시민단체 ‘나가사키 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회’에 제공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는데, 정확히는 강제징용된 122명이 군함도에서 죽은 게 아니란 사실이다. 강제징용은 중일전쟁이후의 일로 1925년도에도 사망자가 이미 존재했다며, 중요한건 1925년 3명을 시작으로 1942년 5명까지 한 자리 숫자였던 조선인 사망자가 1944년 15명, 1945년 17명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즉 “강제동원이 가열화하면서 징용으로 끌려간 조선 청년들이 미숙련 상태로 가혹한 노역에 내던져졌다는 희생의 반증”이라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내건 영상물, 군함도의 진실도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일. 그는 배경으로 쓴 사진에 나오는 광부가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이었다며, 사진작가 사이토 고이치가 일본 부흥의 산업현장을 알리는 홍보성 기획물로 찍은 작품임을 알린다.

일본의 탄광벽에 쓰여있다는 낙서, ‘어머니 보고 싶어’‘배가 고파요’, ‘고향에 가고싶다’는 조총련단체가 1965년 한일수교반대운동으로 찍은 영화에 스태프가 감독의 지시로 날조 낙서를 한 것이란 사실도 들려준다.

한 작가는 “일제강점기에 자행한 일본의 만행과 야만적 국가범죄는 정확한 사실과 실증적 자료를 가지고 그들의 역사왜곡과 과거사 날조를 낱낱이 말하기에도 차고 넘친다”며, “억지 죽창가를 불러댐으로써 ‘그것 봐라, 한국인 너희들은 다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항의와 비아냥거림의 빌미를 일본에 제공”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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