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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여명의 여성작가, 성범죄에 분노하다
김도희 개인전 ‘씨가 말랐대’
김도희, 씨가 말랐대 전시전경. [씨알콜렉티브 제공]

김학의 무죄, N번방 사건, 웰컴투 비디오, 예술계 Y작가 성폭력 사건….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성범죄들이다. 이 사건들의 보도 기간은 불과 석달 정도다. 약자에 대한 성 착취 범죄는 하나 하나가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하다. 심지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김도희 작가는 “분노를 동반한 감정적 요동이 신체적 징후로 나타날 정도였다. 이를 엔진 삼아 이번 전시를 추진했다. 방관하고 방조, 동조하는 제도와 국가에 대해 여성의 몸은 이중삼중의 폭력을 겪었다”고 말한다. 연이은 성범죄에 대해 분노한 작가들의 목소리가 한자리에 모였다. 씨알콜렉티브의 김도희 개인전 ‘씨가 말랐대’는 그렇게 출발한다.

개인전이라고 하지만 20대부터 60대까지 20여명의 여성작가들이 참여했다. 성범죄가 만연하고 이를 방조하는 사회분위기가 문제라는 것을 공유한 작가들이다. 전시는 크게 사진작업과 영상작업으로 나뉜다. 먼저 사진작업은 성범죄에 연이은 고통과 좌절을 겪은 여성들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씨가 말라버린’ 신체적 변화를 표현한다. 일상 곳곳에서 난자와 체액이 빠져나가는 극단적 현상을 가정했다.

영상에서는 여성들이 달 밝은 밤에 강강술래를 한다. 붉은 옷을 입고 맨발로 원을 그리며 춤을 추고, ‘씨가 말랐어’라며 소리도 지른다. 주술의식처럼 보이기도하는 이 퍼포먼스는 생식기능을 포기하고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몸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들의 ‘여성연대’를 말한다. 여성연대는 클라이맥스에서 엉덩이를 드러내며 저항과 해방을 노래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연일 터지는 성범죄 뉴스에 몸까지 아팠다. 많은 여성작가들이 그러했다. 불편한 현실을 드러내고 이를 시각적, 행위적, 언어적으로 표현해 다른 작가들과 함께 사회의 많은 약자들과 함께 분노한 감정을 공유하고 또 위로하고, 연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3일까지.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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