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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화 ‘남편 美여행’ 사과했지만…靑 ‘당혹’ 與 ‘격앙’ 野 ‘분노’
강 장관 “송구스럽지만 남편에 귀국 요청 어려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저녁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정부가 해외여행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한 상황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이 미국에 ‘요트 여행’을 떠난 것을 두고 청와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권에서조차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오는 7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와중에 강 장관 남편 논란이 국민의 ‘감정선’을 건드리면서 나오면서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당장 그의 거취가 거론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코로나19 관련 주무부처 장관의 남편이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위배한 탓에 청와대도 여론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평소 강 장관에 호의적인 여권에서조차 강 장관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돌봄 취약 계층 현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 남편 문제에 대해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고위 공직자이자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에 민주당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임이 분명하다”며 “코로나19로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번 일이 국감에서 정치 쟁점화 되면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좀 더 낮은 자세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추석연휴 귀성 자제를 호소하고 야권의 위헌 공세를 감수하며 개천절 차량집회까지 봉쇄했기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현 정권의 도덕 수준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내로남불 사례’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죽어 나가는데 고관대작 가족은 여행에 요트까지 챙기며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를 즐긴다”라며 “그들만의 추석, 그들만의 천국”이라고 지적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 성묘조차 못 갔는데 정작 외교부 장관 남편은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나다니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황규환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에게 왜 아직 가재, 붕어, 개구리처럼 사느냐고 꾸짖는 듯하다”며 “국민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자신들은 이율배반적인 내로남불을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입 등 여행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이 인 데 대해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국민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은 청사를 나가면서 기자들에게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남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하고 했습니다만 결국 본인도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여행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여행을 자제할 것을 설득했다고 했다.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강 장관은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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