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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황’ 나훈아 멈추지않는 울림…“대한민국 국민이 1등 국민”
추석연휴 KBS ‘나훈아 콘서트’
70대 거장 화려한 가창력·쇼맨십
청년세대부터 중장년까지 열광
민심 들썩에 정치권도 술렁

호방한 기개는 7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변함이 없었다. “세월의 모가지”는 단단히 ‘비틀었다’. 습격하듯 찾아온 코로나19도, 하수상한 세월도, 가황(歌皇) 앞에선 비껴갔다. “코로나19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두고 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는 가황 나훈아(73)는 올 추석 안방1열의 ‘최고의 화제’였다. 그의 음악과 메시지는 추석 내내 멈추지 않는 울림으로 남았다. 민심이 들썩였고, 정치권이 술렁였다. 이번 명절의 세대 통합은 다름 아닌 ‘가황’이 해냈다.

지난달 30일 KBS를 통해 방송된 나훈아 콘서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애초 지난 6월 대형 야외 공연을 목표로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무산되면서 비대면 공연으로 변경돼 시청자와 만나게 됐다.

2시간 30분의 방송에선 54년 나훈아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펼쳐졌다. ‘고향역’, ‘홍시’, ‘사랑’, ‘무시로’, ‘18세 순이’, ‘잡초’, ‘청춘을 돌려다오’ 등 대표 히트곡을 망라하는 음악 여정이었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와이어 액션’을 선보이는 70대 거장의 화려한 쇼맨십은 중장년층은 물론 청년 세대까지 열광했다. 모니터로 만나는 중장년층 시청자들은 ‘나훈아’를 연호했고, 젊은 세대는 온라인으로 소통했다. 방송 내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에는 나훈아의 이름이 올라왔다.

거침없는 입담은 ‘명불허전’이었다. 공연에서 그는 “여러분 우리는 많이 힘들다. 우리는 많이 지쳤다. 역사책에서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못봤다. 바로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라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1등 국민이다. 세계가 놀라고 있다. 긍지를 가져도 된다. 분명히 코로나 이겨낼 수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공영방송을 향한 비판도 나왔다.

나훈아는 “KBS가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여기저기 눈치 안 보는, 정말 국민들을 위한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르긴 몰라도 KBS는 거듭날 거다”라고 말했다.

묵직하게 날아든 가황의 음악과 메시지에 정치권도 술렁였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에 “인생의 고단함이 절절히 녹아들어 있는 그의 노래는 제 인생의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했고, 그는 여전히 저의 우상”이라고 감회를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웠고, 지친 국민들의 마음에 진정한 위로를 주었다”(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힘도 나고 신이 났지만 한편으론 자괴감도 들었다. 20년 가까이 정치를 하고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야기도 나왔다.

나훈아의 이날 공연은 노개런티로 열렸다. 공연에 앞서 그는 “단순 방송 출연이 아닌 온 국민과 함께 힘을 내고 희망을 전달하는 취지에서 기획된 공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을 이유로 출연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특집 방송인만큼 나훈아와 같은 거장은 부르는게 값인 출연인데, 예나 지금이나 주변을 살피고 시대를 돌아보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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