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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디자인포럼2020] “예술은 미래를 위한 경고”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관장, 본지 인터뷰
예술, 럭셔리산업의 도구 아닌 ‘사회적 자산’
전염병과 단절의 시대…‘연결’의 의미 강조
기후변화, 추상적 위기이기 때문에 공감 필요
예술로 공감하면 진지한 대비책 나올 수 있어
2020년 헤럴드디자인포럼 연사로 나선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서펜타인 갤러리 관장. 그는 오는 22일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 ‘사회적 상상력의 새로운 시대를 향해’라는 주제로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강연한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예술은 미래를 위한 경고.”

예술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논의는 길고 다채로운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영국 서펜타인 갤러리 관장은 예술정신을 이렇게 명쾌하게 정의한다. 디자인 등 예술 분야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헤럴드 디자인포럼 연사로 나서는 한스 관장은 서면인터뷰에서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며, 특히 환경오염, 불평등 심화, 전염병 등 21세기가 당면한 문제를 디자인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스 관장은 “우리는 항상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 예술가를 찾는다”며 ‘미디어의 이해’에서 마셜 맥루한이 말했듯이 ‘예술은 필요한 순간마다 새롭게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일종의 조기 경보 시스템이 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David Adjaye, Jon Gray and Lynette Yadom-Boayke, photograph © 2018 Plastiques Photography

이번 포럼에서 ‘사회적 상상력의 새로운 시대를 향해’란 주제로 강연하는 그가 깊게 다룰 내용 중 하나는 ‘연결’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는 이번 포럼 주제와 관련해 “배척과 분리가 아닌 통합과 연결”이 새로운 사회적 상상력의 단서가 될 수 있다”며 “모이는 방식을 새로 창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장선에서 서펜타인갤러리가 진행한 ‘연결’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도 소개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프로젝트는 방탄소년단(BTS)와 진행한 ‘CONNECT, BTS’가 있다. 해당 행사는 런던·베를린·부에노스아이레스·서울·뉴욕의 유수 미술관에서 열린 신개념 미술 프로젝트로, 전 세계 미술관을 ‘CONNECT, BTS’라는 이름 아래 묶었다.

한스 관장은 “음악과 현대미술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어떻게 ‘1+1=11’이 되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서로 연결되면 감탄스럽게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트와 디자인, 건축이 서로가 서로에게 어떻게 연결되며 추가적인 의미를 창출하는지 볼 것”이라고 했다.

특히 BTS의 성공은 그에게 ‘로컬리즘’이 어떻게 세계화와 연결되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중요하게 다가갔다. 한국어로 만든 노래지만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단절과 이로 인한 국가주의 강화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그에겐 중요한 사례다. 그는 “새로운 국가주의에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Doris Lessing at the Serpentine Interview Marathon 2006. Photograph © 2006 Mark Blower

전시가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예술적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사회적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예술작품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이것을 즐기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며 “건축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로 프랑크 게리, 세지마 가즈요,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업들은 관객과 만나며 다양한 의미를 창출하고 생명력을 준다. 미래 디자인의 중요성은 바로 이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빌리온’ 전시회를 서로 연계성이 있는 곳들에서 여는 것이 목표”라며 “이민자 출신이 많은 지역 공원에 파빌리온 건축 프로젝트를 열어 평소 전시회를 경험하지 못할 사람들에게 아트, 디자인, 건축물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백 투 어스(Back to Earth)’ ‘라디오 발라드(Radio Ballads)’ 등의 프로젝트도 사회문제에 대응하는 디자인의 예시로 이번 포럼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백투어스는 예술가들에게 기후위기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을 요청하는 프로젝트다. 65명의 예술가가 각기 다른 시각을 가지고 참여했다. 라디오발라드는 이스트 런던 소재 지역인 바운딩과 다겐햄의 사회복지 시스템을 다뤘다.

한스 관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예술물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이것을 즐기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고 했다. Ian Cheng, Installation view, BOB, Serpentine Gallery, London (6 March – 22 April 2018). © 2018 Hugo Glendinning

예술가에 대한 지원도 이러한 맥락에서 강조됐다. 사회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스 관장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뉴딜 정책을 실행하며 수천명의 예술가를 지원해 리 크래스너, 엘리스 닐, 잭슨 폴락 등과 같은 훌륭한 예술가가 많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천년에 걸쳐 일어났던 지구의 변화들이 지금은 수백년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며 “‘공감’이 있어야 환경 문제와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에 반응하고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그 역할을 예술과 디자인이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예술, 디자인, 건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사회적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서펜타인갤러리는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CONNECT, BTS’를 진행했다. 해당 행사는 런던·베를린·부에노스아이레스·서울·뉴욕의 유수 미술관에서 열린 신개념 미술 프로젝트로, 전 세계 미술관을 ‘CONNECT, BTS’라는 이름 아래 묶었다. Jakob Kudsk Steensen, Catharsis 2019-2020 Supported by CONNECT, BTS Outdoor installation at the Serpentine Galleries Photo credit Hugo Gle

한스 관장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미래를 그리기 위한 상상력을 얻기 위해 잠에서 깬 뒤 1~2시간 사색을 한다. 컴퓨터는 켜지 않는다. 사색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생각하고 그것을 수필로 정리하는 시간도 갖는다. 최근 그는 김혜순의 시인의 시집 ‘슬픈치약 거울크림’을 즐겨 읽는다고 한다. 김 시인은 아시아인 여성 최초로 캐나다 문학상인 ‘그리핀 시 문학상(Griffin Poetry Prize)’을 받았다.

th5@heraldcorp.com

한스 관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구정아 작가의 작품 ‘스케이트파크’를 두고 “말 그대로 하나의 스케이트장이자 하나의 조각”이라며 “매우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에 즐기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KooJeongA_OOoOoO
Olafur Eliasson, Earth perspectives, 2020, The Earth viewed over the Great Barrier Reef, Australia
Arthur Jafa, still from Love is the Message, The Message is Death, 2016 Images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vin Brown’s enterprise, New York/Rome
Fischli/Weiss Rock on Top of Another Rock, 2013 Installation view, Serpentine Gallery, London (7 March 2013 - 30 September 2014) © Peter Fischli David Weiss, Photograph © 2013 Morley von Sternberg
Grace Wales Bonner, Shrine I 2019 Grace Wales Bonner: A Time for New Dreams (Installation view, 18 January – 16 February 2019, Serpentine Galleries) © 2019 readsreads.info
서펜타인갤러리는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커넥트, BTS(Connect, BTS)’를 진행했다. 해당 행사는 런던·베를린·부에노스아이레스·서울·뉴욕의 유수 미술관에서 열린 신개념 미술 프로젝트로, 전 세계 미술관을 ‘컨텍트, BTS’라는 이름 아래 묶었다. Jakob Kudsk Steensen, Catharsis 2019-2020 Supported by CONNECT, BTS Outdoor installation at the Serpentine Galleries Photo credit Hugo Gle
Judy Chicago, Stranded from "The End: A Meditation on Death and Extinction" (2016). Photo by ©Donald Woodman/ARS, New York, courtesy of the artist; Salon 94, New York; and Jessica Silverman Gallery, San Francisco; ©Judy Chicago/Artists Rights Society (ARS)
Lee Ufan, Relatum – Stage, 2018, Installation view, Serpentine Gallery, London (6 February – 29 July 2018) © Lee Ufan, Photograph © Ian Gavan/Getty Images
Park Nights 2018: PRECIOUS OKOYOMON – THE END OF THE WORLD, Serpentine Gallery5 Jul 2019
Park Nights 2018: PRECIOUS OKOYOMON – THE END OF THE WORLD, Serpentine Gallery5 Jul 2019
Relatum (Iron Plate and Stone) - Lee Ufan, 01.01.1988
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06 designed by Rem Koolhaas and Cecil Balmond, with Arup Serpentine Gallery, London (13 July to 15 Octob
한스 관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수천년에 걸쳐 일어났던 지구의 변화들이 지금은 수백년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며 “‘공감’이 있어야 환경 문제와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에 반응할 수 있고 공감을 만드는 역할을 예술과 디자인이 할 수 있다”고 했다. Sondra Perry, Installation view, Typhoon coming on, Serpentine Sackler Gallery, London (6 March – 20 May 2018) © 2018 Mike Din
Sonia Boyce, community engagement for the Newham Trackside Wall commission for Crossrail, curated by UP Projects. Image by Benedict John
Zadie Xa, Guest, Ghost, Host MACHINE! Marathon. Photograph © 2017 Manuella Barczew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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