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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환경…‘작지만 거대한 지킴이’ 콩
콩류 섭취로 불포화지방산 충분히…
관상동맥질환·비만 확률 현저히 감소
노화 예방·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도움
소고기 50g 얻는데 온실가스 17.7㎏
두부는 1㎏, 콩은 0.4㎏ 배출에 그쳐
기후위기·개도국 식량난 극복의 대안

흔하게만 굴러다니던 조그만 콩이 지구 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책임지는 슈퍼푸드로 거대해지고 있다. 건강이 중요한 시대에 콩은 영양소가 높은 식품인 동시에 식량위기와 환경보호의 대안으로도 언급되는 식재료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 2016년에는 ‘콩의 해’가 선정된 영광을 얻기도 했다. 당시 국제연합(UN)의 산하기관인 식량농업기구(FAO)는 “인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콩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전하기 위해 ‘콩의 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래 살려면 콩=무엇보다 콩은 건강에 이로운 식재료로 손꼽힌다. 관련 연구도 다양하다. 미국의 책임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위원회(PCRM)가 지난해 ‘영양학 진보 학술지’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콩 섭취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콩류를 많이 먹을수록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비만에 걸릴 확률이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콩은 육류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에 비해 불포화지방산은 충분히, 포화지방은 피할수 있다”며 “콩을 먹으면 단백질과 함께 섬유소와 무기질, 비타민도 같이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콩의 섭취를 늘리면 각종 질환의 발생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수와 관련된 최근 연구도 보고됐다. 지난 7월 미국 국립암연구는 ‘미국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를 통해 식물성 단백질을 평균보다 많이 섭취한 성인의 평균 사망률이 전체 대상자보다 낮았다고 밝히면서 “이번 연구는 식물성 단백질 위주 식단이 장수와 관련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본 국립암센터의 연구(2019)에서도 고기보다 콩을 많이 먹어야 오래 살수 있다는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 붉은 육류를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한 그룹은 어떤 원인에서건 사망할 위험이 대조군보다 34% 낮았다.

특히 콩은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을 통해 심혈관질환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콩은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이로운 건강 식품”이라며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노화를 예방하고, 이소플라본도 다량 들어있어 여성 갱년기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체중관리에도 으뜸인 식재료이다. 식이섬유의 좋은 공급원으로 포만감 유지에 효과적이다. 칼로리는 낮으면서 지방은 적고, 질 좋은 단백질은 풍부하다.

▶ ‘기후친화적 단백질 식품’, 기후위기·식량

위기의 대안=기후위기 대응에서도 콩은 유력한 대안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외침이 높아질수록 콩에 대한 언급은 더 자주 등장한다. 지난해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진 등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현재보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소비량을 각각 75%, 90% 줄이고, 콩 섭취는 현재보다 3배 더 먹어야 하는 식습관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발표했다. 콩 재배는 기후변화에 적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식습관의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2050년 지구의 생태환경이 한계점을 넘는 수준으로 파괴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논문(2018)에 따르면 소비자가 50g의 소고기 단백질을 얻으려면 17.7㎏ CO₂-eq(각종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단위)의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한다.

이는 소가 먹을 사료의 생산과 소가 먹고 배설하는 과정, 그리고 가공·유통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합한 수치다. 반면 동일한 양의 두부는 1㎏ CO₂-eq, 콩은 0.4㎏ CO₂-eq에 그친다.

기후위기는 곧 ‘농업위기’로 연결돼 심각한 식량위기도 만든다. 이미 지난 2012~20013년 러시아 및 동유럽, 미국에서는 기후위기로 발생한 대규모 흉작이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으로 나타나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했다.

더욱이 오는 2050년에는 약 90억 명까지 인류가 늘어나 지금보다 60%의 식량 증산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UN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분석이다. 콩은 이러한 식량난 해소와 개도국의 영양부족 문제에도 도움되는 대표 식재료이다. 한국이 개도국에 콩 농사방법을 지원해 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비영리단체 NEI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 일반 대두 종자 1톤(t)을 심으면 30톤을 수확할 수 있다.

믹 로렌스 유엔세계식량계획 (WFP)아프가니스탄 담당자는 “개도국 식량난 해결에 콩은 효자 노릇을 한다”며 지난 2017년 한국방문 당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구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콩에 대한 대중적 인식도 ‘기후친화적 단백질 식품’으로 변화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이 주목받는 트렌드에 따라 원재료인 콩 수요가 많아지고 있으며, 두부의 경우 서양에서도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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