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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혁 주미대사 발언 ‘논란’…외교가 “부적절”·野 “비상식” 비판
국정감사에서 “70년 전 美 택했다고 또 해야하나”
외교가 “美 입장에서 외교 어떻게 하겠나” 비판
野 “종전선언 美 동의 발언은 비상식적 논리구조”
과거에도 “韓, 美中 사이에서 선택 가능” 논란 일으켜
이수혁 주미대사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이수혁 주미대사의 입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가 미국 국무부와 공개 설전까지 벌였던 이 대사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시 “70년 전에 미국을 택했다고 또 해야하냐”는 발언을 하자 야권에 이어 외교가에서까지 “주미대사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주미대사관은 이날 이례적으로 이 대사의 전날 국정감사 발언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대사관 측은 “어제 국정감사에서 이 대사의 발언은 한미동맹이 한미 양국 국익에 부합하여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기에 강력하게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이자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미동맹은 70년 전 맺어진 과거의 약속뿐만 아니라, 양국이 공히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에 기초하기에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까지 덧붙였다.

주미대사관이 이 대사의 발언을 두고 급히 해명에 나선 것은 미 국무부까지 나서서 우회적으로 유감의 뜻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이 대사의 발언에 대해 “한미는 70년 된 동맹과 그 동맹이 미국과 한국, 그리고 지역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해 온 모든 것을 극도로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외교가 역시 이 대사의 발언에 비판적인 분위기다. 현직 주미대사가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사 출신 전직 외교관은 “이 대사의 발언은 정치인의 발언으로는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현직 주미대사로서는 우려스러운 발언”이라며 “미국 입장에서는 당장 동맹 관계를 계속할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하는 대사와 어떻게 외교 관계를 쌓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야권도 이날 이 대사의 발언을 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3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사는 전날 미국도 종전선언에 이견이 없다 했는데 정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공개에 불같이 화냈다는 발표가 나왔다”며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미사일을 겨누는데 미국이 종전선언에 동의했다는 비상식적 논리구조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납득 못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대사는 지난 12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을)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에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그것(한미동맹)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ᆞTHAAD)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느 것은 중국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가 (미중 사이)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이 대사의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가 있지만,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는 발언을 했다가 미 국무부로부터 “한국은 수십 년 전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는 반박을 들어야 했다. 당시에도 주미대사관은 이 대사의 모두발언 내용을 SNS에 공개하며 논란에 대한 해명을 해야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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