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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 항의’ 화살 윤석열에 돌린 추미애…“검찰 중립성 훼손”
집단 항의 이후 첫 공식 입장 “국민 신뢰 추락, 중차대한 문제”
“소통하며 검찰개혁 완수하겠다, 참여해달라” 평검사 달래기 나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검사들의 집단 항의를 받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3일 법무부를 통해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들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국민청원은 항의 의사표시를 한 검사들에게 사표를 받으라는 내용이다.

추 장관은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되는바, 특히 그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국정감사 이후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 적이 없다. 추 장관의 비판은 윤 총장이 퇴임 이후 정치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에 관한 물음에 제대로 답하지 않은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그럼에도 대다수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고,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직접수사 위주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진정한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 모든 검사들이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 검사들도 개혁의 길에 함께 동참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추 장관에게 항의한 검사는 300여명에 달했다. 검사 총원은 2000명 선이다. 검사들의 항의가 이어진 이후 추 장관이 페이스북 계정이 아닌 법무부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관으로서 윤 총장을 불신임하는 한편, 평검사 달래기에 나선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같은날 윤석열 검찰총장은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찾아 신임 부장검사 교육에 참석했다. 교육이 끝난 이후에는 참석 검사들과 저녁도 함께 한다. 이날 윤 총장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는 28일 검찰 내부망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글을 올리고 추 장관을 공개 비판했다. 추 장관은 다음날 곧바로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이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고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다”라고 했다. 추 장관의 게시물에는 이 검사를 비난하는 댓글이 수백개 이어졌다.

여기에 대해 최재만 검사가 29일 글을 올리고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감히 여쭈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한 이후 여기에 동조하는 검사들의 댓글이 꾸준히 이어졌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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