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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2전차 생산 노동자들이 차가운 거리로 나선 이유는?
“3차 양산사업에 국산 변속기 탑재, 국회가 신속히 결정해줄 것”
업체는 도산 위기, 노동자들은 5년째 장기 휴직·희망퇴직 내몰려
현대로템·S&T중공업 노동자들이 3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앞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헤럴드경제(창원)=윤정희 기자] 현대로템·S&T중공업 노동자들이 3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를 상대로 ‘K2전차’ 3차 양산사업에 국산 변속기 탑재를 신속히 결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현대로템은 차세대 전차 ‘K2전차’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S&T중공업은 핵심부품인 파워팩 변속기를 생산한다.

이들은 “K2전차 파워팩 국산화 결정이 늦어지면서 전국의 방위산업에 종사하는 수십만명의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국회가 하루빨리 파워팩 국산화 결정을 내려 고용위기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창원시와 경남도에 대해서도 지역 방위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도내 방위산업 중소기업은 일감이 없어 도산위기에 처한 상황이다”며 “시·도가 나서 도산위기에서 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방위사업청이 K2전차 3차 양산사업에 국산 변속기를 탑재하기로 했지만, 변속기 품질 검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S&T중공업 노동조합은 독일산 핵심부품인 변속장치(레인지백), 유체감속기(리타더), 좌우 브레이크, 정유압 조향장치(H.S.U)와 변속제어장치(T.C.U)를 자체 개발하고 3차 양산사업 검증 절차만 앞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신들이 생산하는 파워팩(엔진+변속기)은 외국산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과거 품질면에서 지적된 부품에 대해서도 외국산보다 월등히 우수한 품질로 자체개발을 완료했으며, 최근에 방위산업 관련기관 전문가들의 검증을 통해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665억원을 들여 1500마력 국산변속기 개발을 완료하고, 야전시험과 도로시험에서 이미 전투적합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2월, 2차 양산을 위해 실시된 마지막 내구도시험에서 독일산 볼트 하나가 파손됐다는 이유로 정부가 독일산 변속기 사용을 결정해 단 한대에도 국산변속기가 장착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400억원을 추가 재고와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도산위기에 내몰려 있으며, S&T중공업 노동자들은 5년째 장기휴직 상태다. 올해만 110명이 희망퇴직했으며, 120명이 휴직중에 있다. 현대로템 노동조합 역시 고용불안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노동자들은 “비싼 독일 수입품에는 관대하고, 완벽하게 준비한 국산품에는 가혹한” 정부의 처사를 강력히 비난했다. “최근 터키 정부가 7357km를 통과한 국산변속기 250대를 구매해 알타이전차에 탑재하겠다며 구매의사를 전해왔는데 정작 우리 정부는 국산변속기 탑재를 미루기만 하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S&T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파워팩 변속기가 적용될 경우 국가 예산이 절감될 뿐만 아니라 터키, 인도, 핀란드, 사우디, UAE, 폴란드 등 막대한 수출 파급 효과로 국가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며 “창원과 경남도를 방산제조업의 메카로 성장시켜 수많은 일자리를 유지·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없다고도 했다. 변속기 국산화 내구도시험을 쉬지않고 돌려도 최소한 320시간이 걸리고, 매일 몇 시간씩 기관의 점검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회가 하루빨리 국산변속기 탑재를 결정해야만 계획에 맞춰 K2전차를 생산할 수 있으며, 100% 한국형 K2전차가 국내와 해외에서 힘차게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노동자들은 입을 모았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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