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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단계에선 띄어앉기 적용 안해’ 한숨 돌렸지만 갈길 먼 공연계

한숨은 돌렸지만, 고심은 여전히 깊은 눈치다. 공연계는 정부의 새로운 거리두기 지침에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예매 일정 재조정을 염두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1단계(수도권 100명 미만·타권역 30명 미만)에선 기본 수칙(마스크 착용·출입자 명단 관리·환기·소독)을 의무화하되, 좌석 띄어앉기를 하지 않는다. 1.5단계(수도권 100명 이상·타권역 30명 이상)부터 일행과는 붙어 앉되, 다른 일행과는 띄어앉는다.

이에 따라 오는 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선 연극, 뮤지컬, 클래식, 무용 등을 무대에 올리는 공연장은 한 칸씩 띄어앉기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새로운 지침에 공연계는 한숨은 돌린 상황이다. 지난 8월 광복절 집회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재확산 이후 공연장 내 일괄적 한 칸 띄어앉기 지침이 시행되며 속앓이가 만만치 않았다.

공연의 규모마다 차이는 있지만, 업계에선 보통 대극장 공연 기준 70%의 객석 점유율을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그간 한 좌석씩 띄어앉기를 운영해온 공연계의 객석 점유율은 50% 미만.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한 칸씩 무조건 띄어앉는 거리두기 좌석제를 운영해 50%의 관객만 받을 경우 공연을 올리는 것 자체가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3개월간 이어온 한 좌석씩 띄어앉기 방침으로 공연계는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로 무대를 올린 셈이다.

실제로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공연 매출액은 8월 약 170억원(2019년 약 269억원)에서 9월 70억1881만원(2019년 약 233억 원)으로 떨어졌다. 10월 매출은 약 123억 원으로 집계됐으나, 전년(299억 원) 대비 반토막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또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큰 공연일수록 제작비가 많이 들고, 인력 등 줄일 수 있는 비용이 적어 매출 급감이 심각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공연계에선 이 같은 이유로 일괄적인 한 좌석씩 띄어앉기 방침은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침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게다가 뮤지컬, 클래식 등 대극장 공연은 좌석마다 관람료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한 좌석씩 띄어앉으니 손해는 더 크다는 입장이다. 또한 동반 관객들의 경우 공연장 안에서 띄어앉기를 적용하는 것은 무의미하니 예매자간 거리두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번 지침은 고사 직전의 공연계가 더 큰 악재를 맞기 전에 적용된 세부안이라는 점에서 한시름은 놓은 상황이다. 공연계 관계자들 역시 “완화된 지침에 환영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연을 올리고 있는 일부 뮤지컬 제작사들은 좌석 재오픈도 계획 중이다.

다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는 확정이 아닌 유동적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고심이 깊다”며 “1단계에서 또 다시 단계 상향이 이뤄질까봐 홀딩석을 바로 오픈할 수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공연들이 예매 시점과 관람 시점의 차이가 있어 이후 상황에 따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작사 관계자도 “좌석을 취소하고 재예매를 하게 될 경우 이탈 티켓이 많을 것이 우려된다”며 “그러면서도 보수적인 거리두기를 유지하기엔 공연 유지가 어려워 그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라고 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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