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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도층 견인 ‘엄중 이낙연’ vs 2040 흡인 ‘파이터 이재명’
與 대선후보 경쟁 이낙연-이재명 SWOT 분석
이낙연, 신중·안정감…중고령층 강한 지지기반
카리스마 부족…당대표 임기 후 공백기 ‘위험’
이재명, 강력한 추진력…2강체제 확고히 구축
사이다 정책·강성 이미지 ‘독’ 될 수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차기 대선일(2022년 3월 9일)의 180일 전까지 민주당 대권 주자가 결정돼야 한다. 지난 수개월간 차기 대선주자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이 1위에 오른 단 한 차례의 ‘예외’를 빼놓고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박빙으로 1, 2위를 다투며 공고한 ‘양강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들의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과 외부 요소인 기회(opportunity), 위험(threat) 등 이른바 ‘SWOT’ 분석을 통해 대선 후보로서의 경쟁력을 비교했다.

이 대표를 아는 이들은 그의 강점으로 하나같이 ‘안정감’을 떠올린다. 중도 보수까지 끌어들일 만큼 신중한 이미지를 갖췄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는 일부 부산·울산·경남(PK)의 지지를 받는 ‘호남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적을 만들거나 흠잡힐 정치를 하지 않는 이 대표의 중량감은 중고령층에서 상당한 지지기반을 구축했다. 이 대표가 확장성 있는 후보로 주목받는 이유다.

반면 안정감에 치우진 나머지 대중적 이미지의 강도와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한마디로 “캐릭터가 없다”는 얘기다. 개성을 추구하는 2040세대의 ‘젊은 표심’을 크게 얻고 있진 못하다는 평이다. 총리 시절부터 주목 받았던 그의 ‘외교적 수사’는 신뢰감을 주는 반면, 뚜렷하고 날카로운 메시지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에는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으로선 약점이라 할만하다. ‘지나친 완벽주의’도 때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 대표의 최측근 의원은 그에 대해 “완벽주의 성향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향한 질책으로 이어져 측근들의 부담을 야기한다는 게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가 현직 당대표라는 점은 상대 후보인 이 지사와 견주었을 때 가장 큰 기회요소라고 볼 수 있다. 민주당 지지층과 접촉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용이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당에 승리를 안겨올 경우, 대권가도에 탄력이 붙을거라는 예측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래 전부터 이 대표를 지켜봐온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당은 서울만 이겨도 이 대표가 정치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내년 3월 당대표 임기가 끝나고 대선이 있기까지 약 1년의 시간이 그에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총리를 마치고 당으로 돌아왔을 때와 달리 유력한 경쟁자가 있는 현재로선 이 대표가 과연 이슈와 어젠다를 끌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우려다. 임기 말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마무리 작업도 이 대표에겐 부담이다. 검찰개혁 등에 대한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 이 대표에 위협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 이 지사에 대한 평이다. 이 지사는 당내 파벌도, 계파도 없이 ‘흙수저’로 시작해 자신의 인지도를 스스로 높여나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본 시리즈’(기본소득·기본대출권·기본주택 등) 정책들을 설파하고, ‘국민의짐’ 프레임을 만들며 반(反)국민의힘 대표로 스스로를 인식시켰다. 이 지사에겐 늘 ‘사이다’, ‘돌직구’와 같은 수식어들이 따라붙는다. 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 신천지 명단 압수 등 이 지사 특유의 콘텐츠와 강한 팬덤을 확보했다. 이 지사의 최측근 의원은 “이 지사 강점이라면 추진력”이라며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는 능력 역시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이미지는 이 지사에게 독이 되기도 한다. 이 대표가 당권을 잡고있는 상황에서 ‘도전자’로선 가점 요인이지만, 진짜 ‘리더’가 됐을 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계속 ‘싸움의 정치’를 지켜봐온 중도층은 소프트리더십을 원할 것”이라며 이 지사가 대선으로 갔을 때 불리할 수 있단 점을 시사했다. 선동적이긴 하나 정책 실효성의 의심을 받고 있는 급진적인 정책들 역시 언제까지 이 지사를 지탱할지 알 수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강세는 이 지사에게 호재라는 평가다. 윤 총장이 부각되면 그의 맞상대가 될 수 있는 여권 인사는 이 지사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연구소 소장은 “이 대표가 떠올랐던 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에 대한 반작용) 때문이었고, 문 대통령 당선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이 영향을 미쳤다”며 “윤 총장이 부상하게 되면 덩달아 이 지사도 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2022년의 시대정신이 ‘안정’보다 ‘혁신’으로 갈 경우 선거전략 측면에서도 더 유리한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재보궐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끝나고 이 대표가 ‘세력 굳히기’에 들어갈 경우 이 지사에게 위험한 시기가 찾아오게 될 수 있다. 안 그래도 당내 입지가 좁은 상황에서 원내 인사들의 비토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서울시장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끝나고 또 포퓰리즘 정책 남발로 중도층 견인마저 어렵게 되면 이 지사에 대한 친문들의 비토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승희·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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