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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秋·與 ‘윤석열, 범으로 키웠다’
‘탄압받는 이미지’ 대중에 각인
빈약한 야권 인물난도 한몫

차기 대권 주자로 급상승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놓고 정치권이 ‘네 탓’ 공방에 나섰다. 여권에선 “야당의 인물난 탓”이라고 했고, 야권에선 “추미애 탓”이라고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여당과 추미애 법무 장관의 윤 총장 몰아붙이기가 윤 총장을 ‘탄압받는 정권 비판적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차기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두고도 유력한 주자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니 당장 야권의 선두주자로 떴다.

윤 총장의 급부상에는 지난달 22일 국정감사가 도화선이 됐다. 대검찰청에 대한 국감에 출석한 윤 총장은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이런 식의 인사는 없었다”, “중상모략이라는 표현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등 현안에 대해 직설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돌아가지 않는 직설적인 윤 총장의 화법은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심지어 이달 들어서는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길리서치가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결과 윤 총장은 24.7%의 지지를 얻어 이 대표(22.2%)와 이 지사(18.4%)를 따돌렸다. 부동산과 실업난 등 여권에 대한 불만이 이들과 사법개혁을 놓고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윤 총장에 대한 응원으로 이어진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윤석열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설왕설래하고 있다. 과거 고건 전 총리,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 정운찬 전 총리처럼 1년 여 반짝이다 정작 대선을 앞두고 사그라들 것이라는 관측과, 특유의 직설적 화법과 뚝심으로 범 야권의 대표 주자로 우뚝 설 것이라는 기대가 엇갈린다.

우선 윤 총장의 정치인으로 급부상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야권의 인물군에 따른 반작용 효과가 깔려있다. 야권에서 뚜렷한 대선주자 후보군이 떠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퇴임 후 국민에 봉사하며 살겠다”는 국감 발언 하나가 보수 표심을 응집시켰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 여권에서는 일시적인 효과로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아무리 윤 총장이 대권 욕심이 있다고 해도 검증대에 오르면 여러가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250일 넘게 남은 총장 임기, 그리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필두로 한 여권의 파상공세는 정치인 윤석열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추 장관이 각종 돌발 발언으로 윤 총장과 각을 세우면서 오히려 대중 인지도를 높여준 측면이 있다”며 “검찰개혁보다 두 사람의 싸움이 부각되는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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