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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명 검찰개혁 시국선언…“검찰총장 이중적 태도”비판
“민주주의 또 다시 갈림길”
“검찰 악행 현재진행형”
검찰 독점권 포기가 검찰독립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관계자 등이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 수도자 3천인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 3951명이 검찰개혁을 둘러싼 현 정국과 관련,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김영식)은 7일 오전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3천951인 선언’을 발표했다.

사제들은 선언문에서 “잠잠히 고요하게 지내야 할 사제와 수도자들이 이렇게 나선 것은 숱한 희생과 헌신 끝에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또다시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라며, 검찰개혁을 지목했다. 온 국민이 검찰개혁에 주목하는 건, “지금이 아니면 문제의 검찰개혁이 영영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때문이라며,한편으론 “오랜 세월 반칙과 특권에 기대어 살아온 집단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반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사제단은 “바야흐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바를 두고 옛길과 새길이 충돌하는 양상”이라며, “옛길의 자취를 무시하지 않되 부디 새로운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지난 12월 1일자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종교계 100인 선언”을 지지·호소하며, 그 연장선상에서 검찰의 반성을 촉구했다.

“ ‘검찰권 독립수호’를 외치는 그 심정을 아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그럴 때마다 우리는 검찰이 권한을 남용하여 불러일으켰던 비통과 비극의 역사를 생생하게 떠올린다”며, “한국검찰의 악행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사제단은 “악행이 가능했던 것은 수사든 기소든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러고도 결과에 대해서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는 무제한의 권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앞에서는 부패와 거악을 척결한다면서, 뒤에서는 현직과 전관들이 밀어주고 당겨주는 뒷거래를 일삼았을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며, “검찰 독립은 검찰의 독점권을 포기할 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입장문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도 짚었다. “검찰총장이 이런 개혁 방향에 반발함으로써 스스로 최대 걸림돌이 됐다”며, 이는 “법무부 장관이 제기한 직무배제의 여섯 가지 이유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사법부의 책임도 물었다. “‘재판관 사찰’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의 구성원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며,하루빨리 사법부의 권위와 존엄을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사제단은 끝으로 신앙인들과 시민들에게 사랑과 정의, “연대와 같은 선은 단번에 영구히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쟁취해 나가는 것”(회칙 『모든 형제들』 11항)임을 되새기며”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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