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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 부소산성에서 제작일 표기된 토기, 신라토기 출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645년 추정 유물
공사장서 긴급발굴, 집수시설·중국산자기도 확인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는 백제 왕궁성으로 추정되는 부여 부소산성(사적 제5호) 긴급발굴조사에서 백제~통일신라 시대 성벽, 와적기단(瓦積基壇) 건물지, 집수시설, ‘을사년(乙巳年)’, ‘북사(北舍)’ 글씨가 새겨진 토기 등 중요유물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와적기단(瓦積基壇)이란 기와를 이용해 건물 기단의 가장자리를 마무리한 것을 말한다.

부여 부소산성 일대

부여 부소산성은 둘레 2200m로 백제 사비도성의 배후산성과 왕궁성으로 추정되며, 1980∼2002년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백제~조선 시대에 축조한 성벽, 백제 시대 수혈 건물지(땅을 파고 조성한 건물지)와 목책열(나무기둥을 줄지어 박아 서로 엮어서 만든 방어시설), 조선시대 군창지 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8월, 부소산성 내에 너비 1m, 깊이 0.8m의 재난 방재 관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성벽, 건물지, 집수시설 등 유구의 존재가 확인되어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긴급발굴을 하면서 이뤄졌다.

이번 조사결과, 부소산성 내 평탄지가 존재하는 군창(군수창고)지 구간, 사자루(북서쪽 정상부 누각) 구간, 궁녀사 구간 등에서 백제 시대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다.

군창지 구간에서는 백제 중요유적에서 주로 확인되는 와적기단을 갖추고 둥근 모양으로 잘 다듬은 초석(기둥을 받치는 돌)을 사용한 위계 높은 건물지가 발굴됐다.

사자루 구간에는 백제~통일신라 시대 성벽, 굴립주(기둥 밑동을 땅속에 박아 세우는 건축 방식) 건물지, 사각(방형)의 초석을 사용한 건물지 등이 조사되었다. 궁녀사 구간에서는 집수시설이 있었다.

을사년삼월십오일.. 이라고 적힌 토기

특히, 궁녀사 구간 집수시설에서는 ‘乙巳年(을사년)’, ‘北舍(북사)’라는 글씨가 새겨진 토기, 중국제 자기, 칠기(漆器) 등 중요유물과 더불어 수백 점이 넘는 백제 사비기 토기가 함께 매몰되어 있었다. 출토된 백제 시대 토기는 완형에 가까운 기대(器臺), 보주형(寶珠形)뚜껑, 전달린토기의 비중이 높았다. 또한, 7세기 신라 병형토기도 출토되었다. 전달린토기는 토기의 위쪽 가장자리가 조금 넓적하게 돌출되어 있는 것이다.

주요 출토 유물인 ‘乙巳年’ 명문 토기에는 ‘乙巳年三月十五日牟尸山菊作’(을사년삼월십오일모시산국작?)이라는 14자의 명문이 쓰여 있는데, 그 내용은 을사년 3월 15일 모시산 사람 국(菊)이 만들었다’로 해석되며, 토기의 제작연대(645년 추정), 제작지(예산, 덕산 추정), 제작자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같이 출토된 ‘北舍’명 토기는 백제 사비왕궁지구인 관북리 유적, 익산의 왕궁리 유적, 익산토성과 같이 왕실과 관련 있는 중요 유적에서 출토된 바 있다.

궁녀지 발굴 유물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유구들은 부여 부소산성 내 백제∼통일신라 시대 성벽의 축조방식과 부소산성 내부공간의 활용방식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사결과는 오는 11일 오전 10시에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21년부터 부소산성에 대한 중·장기 학술조사 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국민에게 랜선 공개할 예정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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