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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민의힘, 새 미래 열어가려면 탄핵 과거와의 단절부터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대국민 사과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내홍 조짐을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기자회견에 이어 7일 비대위원들에게 거듭 사과 강행 의지를 표명하자 당내 반발이 커지면서 내부 분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이 전 대통령 비위는 국민에게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실망을 안겼다. 나아가 우리 현대사의 큰 오점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당시 여당으로 국정운영의 한축을 맡은 만큼 마땅히 그에 상당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한 번 없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사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다.

더욱이 국민의힘이 수권 정당으로 자리 잡고 힘 있는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거와의 단절이 필요하다. 현 야당은 지난 4월 총선을 비롯해 대선과 지방선거 등 모든 선거에서 판판이 참패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 있게 내놓을 대선 후보군도 전무하다시피 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철저하게 민심이 야당을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들의 눈에는 여전히 과거에 안주하는 ‘꼰대정당’의 이미지 그대로다. 이 모든 게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 끊어내지 못한 결과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의 사과 계획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비판은 모질고 거세다. 장제원 의원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월권”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런가 하면 배현진 의원은 “아찔한 인지 부조화”라며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물론 억울한 측면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당내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점도 인정된다. 특히 강성 지지자들의 압박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정당은 강성 지지자보다는 국민 전체를 바라보고 묵묵히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외연이 넓어지고 비로소 미래가 열린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최근 급상승하고 있다.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30% 선을 넘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추월했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모처럼의 상승세에 국민의힘 역시 고무된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반짝 인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윤석열-추미애 사태 등 정부 여당의 잇따른 헛발질이 초래한 반사이익일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이 대국민 사과의 적기일 수 있다. 하나 볼썽사나운 내홍이 이어진다면 민심은 순식간에 등을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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