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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코로나 결국 1000명, 일본 반면교사 삼아 3단계 대응을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12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명을 넘었다. 올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327일 만이다. 누적 확진자는 4만2766만명으로, 우리 국민 1212명 가운데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의 오리농장에서 처음 나온 이후 17일 만에 전국 닭·오리농장 13곳에서 확진됐다. 달걀값 파동이 터진 2016~2017년 겨울이 재연될까 걱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말인 이날 10개월 만에 중앙재해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긴급 주재하며 방역 전면에 나선 것은 ‘방역모범국’으로 국내외에 홍보해온 K-방역이 위기에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하루 1000명 선의 확진자가 나오는 것은 수면 아래에 그보다 9배 정도 많은, 검사받지 않은 감염자, 즉 ‘조용한 감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강릉시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13일부터 전 시민 대상 전수검사에 돌입한 것은 기존 방식이 이제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K-방역에 비상이 걸린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우선 정부의 엇박자 대응과 근거 없는 낙관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25일간 4차례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조정했지만 환자 증가세는 한 번도 꺾인 적이 없다. 방역 수위는 올릴 때는 한 박자 빠르게, 내릴 때는 한 박자 느리게 시행하는 게 기본 원칙인데 이와는 거꾸로 갔다. 올릴 때는 머뭇거리고, 내릴 때는 한발 앞서가 일을 그르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백신과 관련한 언급을 하면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지만 사흘 만에 “실로 방역 비상상황이다.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송구한 마음 금할 수 없다”고 한 것은 가벼운 처신이 빚은 촌극이다. 정부가 낙관론을 펴는 사이에 의료 체계가 무너져 병실이 없어 집에서 대기 중인 환자가 수도권에서 500명이 넘는다. 의료진도 턱없이 모자라 의대 4학년 학생까지 동원해야 할 처지다.

우리가 1000명 선에 이른 날, 일본은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섰다. 일본 언론들은 중증 환자의 급증으로 이미 일본 각지에서 의료 붕괴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는 일본 스가 내각이 방역전문가들의 비판에도 여행 지원 캠페인을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방역과 경제 중 경제를 선택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는 스가 내각을 반면교사로 삼아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실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방역에 성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29년 만에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대만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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