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발효식품·면역왕 고추장…글로벌 핫소스 시장 대세로…
테이스트와이즈, 고추장 콕 집어 언급
한국음식 인지도 올라가며 인기 질주
英서 매운소스 중 성장속도 가장 빨라
대중적 매운맛 泰 스리라차 자리 넘봐

유럽, 닭요리서 채식요리로 이용 확산
美, 단맛·감칠맛 어필 젊은 세대 열광
한국고추장 국제규격 채택도 호재 작용

매운 맛 열풍으로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핫소스 가운데 대세로 자리매김할 소스는 무엇일까. 태극마크를 단 우리의 고추장도 이 경쟁에 도전해 볼 만하다. 유럽과 미국 내 아시아 소스의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최근 고추장의 빠른 성장 속도가 태국의 스리라차(sriracha, 태국식 칠리소스) 자리를 넘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식품 관련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개발사 테이스트와이즈(Tastewise)가 발표한 트렌드 보고서 내용이다.

‘힙’한 핫소스들, “고추장 성장 속도 빠르다”

온라인 레시피와 식당 메뉴, 배달 정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소스는 매운 소스이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태국의 스리라차이다. 뒤를 이어 북아프리카식 고추 소스인 하리사(Harissa), 그리고 한국의 고추장이 등장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소스의 인기는 주변 유럽 국가로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것은 테이스트와이즈가 주목한 소스가 고추장이라는 점이다.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식품과 비건, 밀키트, 유기농을 주요 식품 트렌드로 꼽으면서 소스 분야에서는 고추장을 콕 집어 언급했다. 한국 음식의 인지도 상승으로 고추장이 스리라차보다 5배 빠른 속도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른 수치가 그 근거이다. 식당이나 SNS 레시피 등 영국 요리에서 고추장이 사용된 경우는 올해 상반기 월 평균 상승률이 46%이며, 이는 스리라차(9%)나 하리사(23%)에 비해 빠른 속도이다.

채식요리 활용·건강한 발효장·감칠맛 갖춰

보고서는 고추장이 유럽에서 주로 닭요리에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채식 요리에 이용되는 빈도가 급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글로벌 채식 트렌드에 따라 앞으로 고추장은 더욱 다양한 채식 요리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고추장은 유럽내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 마트에 유통되면서 한국 주방에서 나와 메인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고추장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5.6%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가능성은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보고서(2019)에서 고추장은 ‘힙’한 소스중 하나로 언급됐다. 미국의 핵심 소비자층으로 자리잡은 젊은 세대에게 미국의 타바스코(Tabasco), 태국식 스리라차, 페루의 아지 베르데(Aji Verde), 인도네시아의 샴볼(Sambal), 그리고 한국의 고추장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향신료 제조업체 맥코믹(McCormick) 또한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1년에는 고추를 이용한 매운 소스 시장이 미국에서 더욱 활기를 띌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추장의 다양한 맛도 내세울만 한 장점이다.

고추장이 다른 매운 소스들에 비해 단 맛을 지녔다는 것도 인기 비결이며, 미국 매체 쿼치(quartzy)는 특집 기사를 통해 한국 고추장을 “감칠맛이 으뜸인 소스”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건강한 발효장이기도 하다. 팬데믹 이후 발효음식은 면역력과 연관되면서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국제식품 규격으로도 채택

다만 고추장의 인지도나 사용 빈도는 다른 글로벌 핫소스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비스월드(IBIS World) 분석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핫소스는 미국식 타바스코, 태국식 스리라차 소스가 포함된 ‘순한 매운맛’ 계열의 핫소스이다. 대중적인 타바스코 뿐만 아니라 매운 소스 붐의 중심에는 스리라차가 있다. 하리사 소스 또한 수프나 후무스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며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고추장도 글로벌 핫소스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지난 9월말 개최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고추장’(Gochujang) 규격이 최종 심의를 거쳐 세계규격으로 채택됐다.

고추장이라는 한국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레드 페퍼 페이스트’(Red Pepper Paste)나 ‘칠리소스’ 등과 구별되는 독자적 발효식품으로 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최근 한류 열풍으로 고추장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고추장은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장 건강이나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매운 맛과 단 맛의 적절한 조합도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육성연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