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의혹 감당 안 되면 일단 탈당…매번 그렇게 끝낼 것인가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의 편법 증여 의혹이 연일 확산되고 있다. 아버지 회사에서 일감을 몰아줘 거액의 재산을 형성했다는 게 그 요체다. 914억원의 재산을 신고해 21대 국회 최고부자로 기록된 전 의원은 그렇게 해서 12년 만에 재산을 130배나 불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의 부친이 이를 취재하던 기자에게 3000만원을 주겠다며 무마를 시도한 영상 녹취가 공개됐다.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거액의 뇌물로 기자를 회유하려는 발상이 놀랍고 충격적이다. 또 부산시의회 의원 때 1조원대 주상복합아파트 인허가에 관여했다는 특혜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전 의원은 사과하고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다.

전 의원 의혹이 일파만파인데도 정작 그가 소속된 국민의힘은 아무런 언급이 없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진상이 파악되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지만 이마저 전 의원의 탈당으로 흐지부지될 공산이 커졌다. 번번이 이런 식이었다. 의혹이 제기되면 해당 정당은 ‘진상 파악’을 내세우며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다 당사자가 탈당하면 그것으로 흐지부지 넘어가기 일쑤였다. 얼마 전 박덕흠 의원의 경우도 그랬다. 국회 건설교통위원으로서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가족 관련 건설사에 일감을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탈당했다. 그때도 당 차원의 조치는 없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의원의 탈당을 ‘면피용 꼬리 자르기’라고 맹비난하지만 국민의힘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남의 눈의 티끌은 흉보면서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격이다.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주로 대량 해고 사태 책임론이 제기되자 서둘러 민주당을 탈당했다. 김홍걸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 파장이 커지자 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민주당은 자체 윤리감찰단을 출범시켜 조사한다고 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두 의원이 당을 떠나자 당 차원의 입장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 등 후속 조치는 더는 없었다.

불법이나 편법으로 재산을 증식했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사를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하고 당선됐다면 해당 정당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소한 그에 대한 사과와 단호한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읍참마속의 심정일지라도 해당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회부하는 책임감을 보이라는 것이다. 일시적인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게 궁극적으로는 국민 신망을 회복하는 길이다.

논란이 커지면 일단 탈당하고 그 대신 의원직을 유지하는 꼼수가 이제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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