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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카소 큐비즘 차용…분열된 ‘인간의 감정’
더페이지갤러리, 조지 콘도 개인전
GEORGE CONDO, Memphis Mary, 2005, Oil on canvas, 61x61cm [더페이지갤러리 제공]

미국 힙합 아티스트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의 2010년 앨범 ‘마이 뷰티풀 다크 트위스티드 팬터시(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기록은 화려하다. 2010년 빌보드 앨범차트 1위, 2년만에 판매 120만장 돌파, 2012년 그래미어워드 3개부문 수상 등 카니예 웨스트의 대표 명반으로 꼽힌다.

이 앨범은 표지작업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미국 작가인 조지 콘도(George Condo·63)가 참여했는데 너무 파격적이라, 월마트가 매장 내 전시를 거부했기 때문. 카니예 웨스트가 자신의 트위터에 항의하자 월마트는 “그런 적 없다”고 공식입장을 내 놓았지만 논란은 증폭됐다.

그런 조지 콘도의 작품이 한국에 왔다.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는 조지 콘도의 개인전을 내년 1월 23일까지 개최한다. 그의 대표작인 기괴하게 뒤틀린 초상 작업을 비롯 청동조각 등 2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콘도의 작품은 고야(1746~1828)처럼 그로테스크하고, 렘브란트(1606~1669)처럼 극적이다. 작가 스스로가 ‘심리적 입체주의(Psychological Cubism)’라고 명명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불안하고 분열된 인간의 감정을 피카소의 큐비즘을 차용해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팝아트나 만화 등 현대적 시각언어와 결합해 독창적 스타일로 만들어냈다.

작가는 미술사적으로도 공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서는 콘도의 작품이 입구의 가장 가까운 곳, 다시말해 관객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위치에 걸렸다. 랄프 루고프 예술감독이 선택한 ‘이 시대의 가장 흥미로운’ 광경은 콘도가 그린 ‘더블 앨비스’였다. 김정은과 트럼프를 은유하는 두 미치광이는 미사일을 껴안고 건배를 하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 시장에서의 위치도 마찬가지다. 202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2010년작 ‘포스 필드(Force Field)’가 600만달러(한화 약 66억원)에 낙찰되며 작가 최고 경매가를 기록했다.

전시에는 2000년 초반 작품부터 2019년 신작까지를 아우른다. 그리스·로마시대 근엄한 조각을 비튼 검은색 청동두상, 만화적 추상 시리즈, 멤피스 시리즈 등 작가의 다양한 작업을 만날 수 있다. 관람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예약으로만 가능하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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