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최악의 방역 실패 사례로 기억돼야 할 동부구치소 비극

동부구치소 집단 감염 사태가 충격과 분노 속에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30일 현재 79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보다 30명 늘어 전체 수용자(2419명) 3명 중 거의 1명꼴로 코로나에 감염된 셈이다. 게다가 전날에는 60대 수용자 1명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게 끝이 아니다. 동부구치소 발(發) 교정시설 간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동부구치소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지난 23일 남부교도소로 옮긴 수용자 85명 중 16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월 국내에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단일 시설 최악의 감염 사례가 되기에 충분하다.

구치소와 교도소는 수용자들이 밀집생활을 하는 전형적인 감염 취약시설이다. 특히 동부구치소는 아파트형 건물인 데다 정원 대비 수용률이 116.6%로 과밀 상태라 집단 감염의 위험이 크다. 헌법재판소는 교정시설에서 수용자에게 적정 규모의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그렇다면 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역 조치로 대응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정작 구치소 측은 예산을 핑계로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최소한의 방역관리조차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태는 무지와 무책임이 낳은 인재(人災)이고 비극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국가가 관리하는 시설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는 게 놀랍고 충격적이다. 동부구치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이 넘었다. 그사이 교정 당국이 취한 조치를 보면 이게 정상적인 정부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첫 확진자가 나오고 3주나 지나서야 전수조사에 나섰다. 그리고 확진자를 한 방에 8명씩 수용했으며 서신 발송도 봉쇄했다고 한다. 구치소 창살 틈으로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절박하게 흔드는 한 장의 사진이 이 모든 사실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동부구치소 사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뒤늦게 현장을 방문하는 소동을 벌였지만 사후약방문조차 못 된다. 입이 마르도록 ‘K-방역’을 자랑해온 정부로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번 사태는 국무총리 사과 정도로 흐지부지 넘어갈 일이 아니다. 교정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과 대책을 마련해야 계기가 돼야 한다. 과밀 수용, 열악한 위생 개선 등이 그 핵심이다. 교정시설 수용자도 엄연한 한 사람의 국민이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을 철저하고 엄중하게 법무부에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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