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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속 포기한 앨리스, 금수저 멘델스존…이인현의 음악이야기

결혼식장이나 레스토랑에 가면 단골로 흘러나오는 클래식인듯 아닌듯한 배경음악. 에드워드 엘가의 ‘사랑의 인사’다.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집 청년 엘가는 귀족 집안 앨리스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반대에 부딪힌다. 둘의 사랑은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더욱 공고해지는데, 앨리스가 쓴 시에 곡을 붙여 미안함과 고마움, 사랑을 담아낸 작품이 엘가의 ‘사랑의 인사’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 바흐의 샤콘느는 어떻게 탄생했으며, 금수저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은 무얼 노래하는 걸까?

흔히 클래식 음악은 지루하고 어렵다고 말하지만 곡에 담긴 이야기를 알면 좀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다.

미국 보스턴 음대 박사 출신 피아니스트 이인현이 쓴 ‘클래식 클라스’(북오션)는 사랑, 세상, 그림, 인생이라는 4개 주제로 클래식 대표곡 26곡을 알기 쉽게 소개해 놓았다. 슈만의 ‘헌정’,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 나단조’,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생상의 ‘죽음의 무도’, 드뷔시의 ‘달빛’ 등 작곡가들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곡을 만들었는지, 저자가 그 곡을 들었을 때 어떤 상황과 감정을 느꼈는지 두 개의 시선으로 그려나간다.

이 책은 저자가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친구를 위해 쓴 친철한 음악이야기다. 클래식이 싫지는 않은데 쉽게 입문하지 못하는 친구에게 상상력을 펼치며 듣는 법을 일러준다.

“드뷔시라는 프랑스 작곡가가 만든 ‘물의 희롱’이라는 곡이 있어. 그냥 상상하면서 들어봐. 너는 지금 잔잔한 호수에 혼자 있어. 저녁인데 바람이 살짝 부는 거지. 바람 때문에 나무들이 조금씩 흔들리고, 물도 조금씩 출렁거리고 있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봐. 온 하늘을 수놓은 별들은 은은한 광채를 내고 선명한 달은 너를 환하게 비추고 있어. 차갑지만 선선한 공기가 너를 감싸고, 복잡하고 어지러운 생각들은 점점 자리를 찾아가.”

이 책은 오디오북으로 즐겨도 좋다. 배경음악과 저자가 직접 연주하는 곡을 듣는 맛이 쏠쏠하다. 2020 제1회 우수 오디오북 콘텐츠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클래식 클라스/이인현 지음/북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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