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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평등 외치더니”…성추행 사퇴 김종철에 ‘거센 비판’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5일 같은 당 소속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해 사퇴한 가운데 김 대표가 과거 성평등을 지향하며 내놨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성추행 사건 전후, “성평등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여성은 성적권력에서 불리하다”는 등의 발언을 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여성신문 32주년 창간 축사에서 “성폭력, 성차별이 없는 성평등 사회를 향해 정의당과 여성신문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주의를 지향하는 정의당”이라며 2020년이 “낙태에 죄를 씌우지 않는 역사적인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지난 2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남성 아이돌을 성적 대상화한 ‘알페스’ 논란과 관련해 “여성 혐오나 성폭력에 반대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알리바이처럼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는 남성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성적 묘사를 하는 창작물을 뜻한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알페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또한 “알페스에서 그렇게 나타난다 하더라도 사회의 성적 권력 구성은 압도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하게 조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폭력 피해자의 압도적인 다수는 여성이기 때문에 성폭력으로 여성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쓰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15일 김 대표가 장혜영 의원과 당무상 면담을 위해 식사 자리를 가졌다가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성추행한 후 5일 만에 나온 발언이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누리꾼들은 “여성 혐오는 나쁘다더니 정작 본인이 성추행”, “겉으론 깨끗한 척 뒤에서는 더러운 짓꺼리”, “하나같이 표리부동에 내로남불”, “그래도 정의당은 좀 괜찮을 줄 알았더니” 등 비판적인 댓글이 이어졌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연합]

한편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며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한, 누구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다”면서도 “성폭력에 단호히 맞서고 성평등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저의 정치적 소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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