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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더머니] 자금시장도 양극화…지난해 주식・채권자금 대기업 집중
IPO·유상증자·회사채
우량기업만 자금축적
투자보다 예비비 확보
실물경제 전환이 관건
123RF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주식과 채권으로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현금이 194조원을 넘었다. 하지만 자금 대부분이 대기업과 우량기업에 집중됐다. 투자 보다는 코로나19로 불안해진 경제 환경에 대비한 비상금용 조달이 많았다. 대기업들이 곳간에 쌓아둔 막대한 현금을 어떻게 실물경제로 끌어낼 지가 중요해졌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발표한 지난해 주식과 회사채의 공모발행 실적은 194조48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조9833억원(10.8%)이 늘었다.

기업공개(IPO) 및 상장사 유상증자가 활발해지면서 주식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은 10조9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3% 늘었다. SK바이오팜(6523억원), 카카오게임즈(3840억원)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의 IPO가 흥행에 성공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IPO시장에서 대기업 계열사 비중은 32.8%로 2019년 24.5% 대비 8.3%포인트(p)가 높아졌다. 이는 기업공개 건수가 87건으로 2019년 102건 대비 감소했으나, 발행액은 3조8241억원으로 55%가 늘어난 데서도 확인된다.

유상증자도 마찬가지다. 두산중공업(1조2125억원) 대한항공(1조1270억원) 등 대기업이 조 단위 증자에 나서며 대기업 비중이 72.7%에 달했다.

회사채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액은 183조568억원으로 전년(170조1827억원) 대비 13조3841억원이 늘었지만, 금융채를 제외한 일반 회사채 발행은 42조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3조2512억원 줄었다.

회사채는 BBB 이상이 투자적격 등급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발행이 드문 최고등급 AAA등급을 제외하고, AA등급, A등급, BBB등급이 시장의 대부분이다. AA등급만 지난해 26조1850억원을 조달에 성공하며 전년비 유일한 증가세를 보였고, 다른 등급은 모두 전년보다 조달규모가 줄었다. BB등급 이하에서 조달이 늘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정부 지원효과를 감안하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지난해 1조원 가까운 일반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을 봐도 SK(1조 2000억원), 한국수력원자력(1조 1200억원), S-Oil(1조 1000억원), SK하이닉스(1조 600억원), 현대제철(1조 500억원) 등 모두 대기업이다.

이처럼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선 대기업들은 현금을 창고에 예비비로 쌓아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 회사채 발행 용도도 사실상 투자자금인 시설이나 운영이 아닌 차환(채무상환)에 67.1%(28조2125억원)이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은 “자금용도·만기 채무상환 목적의 중·장기채(만기 1년 초과 ∼ 5년 이하, 5년 초과)를 중심으로 발행됐다”고 설명해 투자나 운영이 아닌 단순 현금 확보 차원의 자금 조달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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