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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환경운동가 출신 시장 주도 ‘고기 뺀 급식’ 논란, 정쟁으로 비화되나
낙농업계, 시청 앞서 트렉터·소·염소 앞세워 반대 시위
마크롱도 논쟁 가세…“프랑스서는 질 좋은 고기 생산돼”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학교 급식에서 기를 제외키로 한 프랑스 리옹시의 결정을 둘러싼 논쟁이 정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 관리들은 환경운동가 출신의 시장이 주도한 ‘급식 채식화 선언’을 겨냥해 엘리트주의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고, 지역 시청 앞에서는 시 정책에 반대하는 낙농업 종사자의 가두시위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환경운동가 출신이자 녹색당 소속의 그레고리 두셋 리옹시장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학교 방역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해당 기간 고기를 급식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급식 채식화가 현실화된 가운데, 리옹시는 코로나19 상황이 누그러지면 다시 급식을 원래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 같은 리옹시의 결정에 대한 반발은 연일 거세지는 분위기다.

24일 영국의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리옹 시청 앞에는 트랙터와 소, 염소 등을 끌고 나온 낙농업자들의 가두 시위 행렬이 벌어졌다. 이들은 ‘밭으로부터의 고기는 건강한 아이를 뜻한다’, ‘고기를 막는 것은 미래의 바이러스로부터의 약점을 만드는 것’ 등이 적힌 현수막을 내세우며 시의 결정에 격렬하게 반발했다. 가디언은 “육류 소비를 줄이려는 제안은 가장 강력한 집단 중 하나인 낙농업계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 정부 관리들도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일찍이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육류 섭취가 필요하ㄷ다고 주장했던 줄리앙 드노르망디 농업부 장관은 라디오에 출연, “(급식 채식화는) 영양학적 관점에서 볼 때 터무니없는 일”이라면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리옹시의 정책이 학생들에게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일이며, 시가 이번 조치를 속히 무효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도 “프랑스 농부와 도축업자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모욕“이라면서 리옹시의 정책이 ‘수치스러운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리옹시의 급식 채식화 논쟁은 ‘중도 정치’를 표방하는 앙 마르슈를 이끄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더 광범위한 정치적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3일 한 농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학교는 완전한 영양학적 모델을 지향해야한다. 프랑스에서는 질 좋은 고기가 생산되고 있다“며 사실상 리옹시의 정책에 반대함을 시사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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