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비위 사건 피해자 A 씨에게 사과한 후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며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저에게 해달라"고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에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 후보부터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1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결국 피해자가 지명한 3인방(고민정·남인순·진선미 민주당 의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한 마디도 없이 에둘러 자신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신의 존재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공포"라며 "진심을 담아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대응 방식을 놓고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박 후보는 (피해자의)기자회견 7시간이 지나서도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요한 부분은 진지하게 생각해 오늘 밤에 페이스북에 올리겠다,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회피했다"며 "그 즉시 무릎이라도 꿇고 문제의 캠프 3인방을 정리해 당에 징계를 요구하겠다고 할 일이지, 집에 가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일이냐"고 쏘아붙였다.

또 "박 후보가 진지한 생각 끝 오후 9시가 돼서야 나온 입장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서 열린 서울시 대전환 비대면 정책 발표회에서 원스톱 헬스케어 중심의 보건의료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서울-인천 선거승리 연대 협약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

A 씨는 전날 오전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이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해사실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A 씨는 "(민주당은)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저의 피해사실을 축소·은폐하려고 했고, 결국 서울시장에 결국 후보를 냈다. 지금 선거 캠프에는 저를 상처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한 분들이 직접 사과할 수 있도록 박 후보가 따끔히 혼을 내줬으면 좋겠고, 그분들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나서 말하기 전 박 후보와 민주당이 마땅히 했어야 했던 일"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또 "서울시민에게 호소한다"며 "가늠조차 힘든 고통 속 용기를 내 세상 밖으로 나온 피해자가 더 이상 두려움 없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민주당과 그 당의 후보를 심판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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