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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 재개 이후 9조 판 外人… 매도 랠리 상반기까지 지속[株포트라이트]
5월 들어 15거래일 중 하루만 순매수 기록
금리 인상에 달러 강세 예상…한국 등 신흥국서 자금 빼내
테이퍼링 효과 시장서 반영,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백신 접종율 등이 귀환 변수

[헤럴드경제=이태형·김현경 기자] 공매도 재개 이후 국내 시장으로 귀환할 것으로 기대했던 외국인들이 연일 매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을 적극적으로 빼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매도세는 금리 인상의 효과를 시장이 내재화하고 백신 접종에 따른 실물경제 회복과 반도체 등의 공급망 정상화가 가시화하는 시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들어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991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758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14거래일 중 순매수를 기록한 날은 10일(2157억원) 하루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순매도한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가 4조542억원으로 금액이 가장 컸고, SK하이닉스(7674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4623억원), 삼성전기(4022억원), 카카오(2962억원) 등 대형주가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 내 종목이 대거 포함됐다.

국내 증시 하락에 투자 방향을 맞춘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는 공매도 규모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공매도 금액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1591억원으로, 전체 8조3449억원 중 85.79%를 차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조6027억원으로, 전체 1조9331억원 중 82.91%를 기록했다.

이같은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이끌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수순을 밟게 되면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4월 미국 물가가 금융시장 예상치를 하회한다고 해도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국제유가가 다시 66달러까지 오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고, 구리, 철강, 목재, 대두 등 원자재 가격 전반에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경기 회복세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의 매도세를 실물경제 상황에서 찾는 진단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칩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부분이 글로벌 산업 전체 밸류체인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한국·대만은 물론 미국 주식시장까지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 외국인의 매도세가 둔화되고 국내 시장으로 귀환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제 미국 통화정책이 변하면 한국 등 신흥국의 통화와 증시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의 통화·외환정책의 방향성이 어디로 향하는지 지켜봐야 하고, 테이퍼링 진행 이후 외환시장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는 시점에서야 외국인 자금 유출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인도, 대만, 일본 등 부품 공장들이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면서 공급망에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이제 정점을 지나는 단계로 보인다”라며 “이제 주목할 부분은 경제정상화와 반도체칩 부족 문제로,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해소돼야 외국인이 귀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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