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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유 “중구 등 도심, 강남 비해 주택공급 여력 충분” [헤럴드부동산포럼2021]
김진유 교수, 헤럴드부동산포럼 2021 주제 발표
서울 도심은 오피스빌딩 위주…“오래된 용도구역제(Zoning)”
지속가능하려면 일자리·주거 어우러진 ‘모자이크 형태’ 돼야
전 세계적으로 도심 주거 수요 폭발 중…도심 회귀 현상
고밀·복합·고급화에 더불어 부담가능한 주택+역세권 개발
“양호한 도심 주거환경 만들면 도시 경쟁력 높아져”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26일 열린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1’의 강연자로 나서 글로벌 스마트시티를 향한 도심 주택 공급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10년 전 뉴욕 맨해튼 월가에선 퇴근 시간 이후엔 신문지만 날렸는데 이젠 밤에도 사람이 북적거립니다. 서울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도심 주거 수요가 폭발 중입니다. 1·2·3기 신도시 등 외곽의 신도시 개발로 인해 불가피하게 장거리 통근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러한 것들이 도심의 주택 수요를 폭발시키고 있어요. ‘도심 회귀(젠트리피케이션)’가 일어난다는 사실 자체가 이를 증명하죠.”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1’의 강연자로 나서 최근 본격화된 도심 회귀 현상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포럼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지속 가능한 주택 공급 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첫 번째로 주제 발표에 나선 김 교수는 도심 구조에 대한 분석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최된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1’ 모습. [사진=박해묵 기자]

그는 “도심의 구조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봐야 될 부분은 중심 상업지역이 하나의 덩어리로 돼있는 현상”이라며 “하나의 덩어리로 돼 있을 때 중간중간에 주거, 문화 등 다양한 기능들이 스며들 수 있는 여지가 없고 그 안에서 업무 중심적으로 개발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청역 인근 등 서울 도심의 경우 오피스빌딩 위주로 돼 있고 주위에 식당 등 상업시설이 자리하고 있는 굉장히 오래된 ‘용도구역제(Zoning)’의 일종”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에 일자리가 자리한 기존 도심 구조(왼쪽)와 달리 일자리와 주거, 녹지 공간이 군데군데 어우러진 ‘모자이크 형태’의 도심 구조(오른쪽) [김진유 교수 제공]

김 교수는 지속 가능하고 스마트한 도심이 되려면 ‘덩어리’ 구조가 아닌 일자리와 주거, 녹지 공간이 군데군데 어우러진 ‘모자이크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모자이크 형태의 도심의 구조를 만드는 게 인간 지향적인 ‘스마트시티’라고 봤다.

유럽 등 선진국의 도시들은 자율주행차, 드론택배 등 기술지향적인 스마트시티가 아닌 삶의 질, 지속 가능성, 도시 경쟁력 등을 더욱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1’ 모습. 왼쪽부터 조현욱 현대건설 분양마케팅실장, 전인재 국토교통부 도심주택총괄과 과장, 전창협 헤럴드 대표이사, 윤성원 국토교통부 제1차관. [사진=박해묵 기자]

통근거리를 줄이기 위해선 직장이 위치한 도심이 고밀 개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도쿄와 베이징, 뉴욕 등을 보더라도 외곽 주거지는 고밀 개발돼 있는 반면 도심 주거 밀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세계 도시의 도심 주거 개발 방향은 고밀화해 압축적인 도심을 만들고 그 다음 주거를 더한 복합화와 고급화”라면서 “런던이나 파리는 ‘부담 가능한 주택(affordable housing)’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시도되고, 역세권 중심의 대중교통 중심 개발(TOD)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의 ‘15분 도시’를 소개하면서 도보와 자전거 위주의 도시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5분 도시는 집에서 도보나 자전거를 타고 15분 이내에 통학, 출퇴근, 병원, 장보기 등 대부분의 생활을 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개념이다.

15분 도시를 하기 위해선 자전거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우리는 자전거 도로 중 한강변이나 탄천변, 양재천변을 가로지른 도로가 많은데 출퇴근용이 아닌 레저용으로 아직 도로의 연결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서울 도심의 주거잠재력 분석 [김진유 교수 제공, 통계청·서울통계 자료]

주거 잠재력 분석을 통해선 서울 도심인 중구에 고밀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서울 강남구의 사업체는 7만개, 중구는 6만개인데, 주택(인구) 수는 강남구 17만가구(50만명)이며 중구는 4분의 1 수준인 4만가구(13만명)이다. 즉, 인프라가 버텨주면 6만개의 사업체가 있는 중구가 앞으로 10만가구의 주택(30만~40만명 인구)을 수용할 여력이 있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개발 상한 연면적과 비교해 실제 활용 중인 연면적 비율인 ‘실현 용적률’을 봐도 고밀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교수는 “강남구의 실현 용적률은 160% 정도이며 중구는 절반 정도인 80%”라며 “이를 100%만 늘려도 상당히 많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지난 26일 열린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1’의 강연자로 나서 글로벌 스마트시티를 향한 도심 주택 공급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속가능한 도심 주택 공급을 하려면 수요층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 도심은 1·2인 가구 주택 또는 주상복합 위주로 구성하고, 공원과 공유 주택 등이 위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도심 인근은 3·4인 가구 주택과 단지형 아파트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어 도심에 30~60㎡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면서 “3·4인 가구는 아이를 키우기 때문에 학교와 학원 등이 필요한 반면 1·2인 가구는 이런 시설이 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확한 주택수요와 기반시설 용량을 분석해서 그걸 넘지 않는 선에서 개발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양호한 도심 주거환경을 만들게 되면 도시 경쟁력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1은 유튜브(헤럴드부동산 포럼)에서 다시 시청할 수 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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