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이준석·나경원·주호영 후보 모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곧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입당, 대권 도전 선언을 염두에 둔 ‘예열’ 작업이란 말이 나온다. 세 후보 모두 이에 큰 이견이 없다.

이와 별개로 나·주 후보는 이날도 이 후보를 향해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이 갈등을 강조했다.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당과 통합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권주자들은) 같은 기준으로 대하겠다”고 응수했다. 세 후보는 3일 오전 나란히 라디오방송에 출연했다.

이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과 측근들의 말을 들어보면, 사실상 (윤 전 총장이) 우리 (대선)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나·주 후보는 사람이 타기 전에 버스가 출발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했지만 타고 싶은 사람들은 알아서 탈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제 말이 사실에 가깝고 옳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가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나 후보는 YTN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잘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직·간접적 소통으로 말을 했고, 여러 가지 의사를 타진했다. 국민의힘 쪽으로 더 많은 관심을 두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주 후보는 입당 시기도 예측했다. 그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당대회가 끝나면 머지않아 입당할 것으로 본다”며 “이르면 이달 중으로, 다음달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 후보는 향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통합 건을 놓고는 다시 대치 전선에 섰다. 나·주 후보는 이 후보가 되면 양당의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는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말했지만 이 후보는 안 대표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언어를 쓰고 징계를 받는 등 복잡한 일이 있었다”며 “국민의당은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통합이 어려울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야권이 분열되면 (다음 대선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고도 했다. 주 후보는 “이 후보는 안 대표와 여러 차례 갈등과 분란이 있었다”며 “이 후보는 사적인 감정은 두고 공적인 일을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쉽게 될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당대표를 맡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안 대표가 우리 당과 함께하고 싶다면 역시 같은 기준으로 버스가 출발하기 전 합당이나 입당 절차를 함께하면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다”며 “이를 막는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이와 별개로 권 원내대표가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데 대해선 “다른 당의 전당대회 후보를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굉장한 결례”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한편 나·주 후보는 이날 당내 일각에서 거론되는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재차 선을 그었다. 나 후보는 “저와 주 후보 모두 경륜 있는 후보인 만큼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부분은 있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연대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했다. 주 후보는 “나·주 연합은 호사가들이 만든 말이며, 그런 말 자체가 불편하다”며 “(이 후보가) ‘0선’ 혹은 ‘마이너스 3선’이라는데, 대응하기 위해 다선들이 단일화를 하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