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을 배신하고 야당의 대선후보가 된다는 건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송 대표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에 의해 5기수를 건너 뛰어서 파격적으로 승진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는 일종의 발탁 은혜를 입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인물이 야당 대선후보로 나온다는 건 임명권자를 '배신'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송 대표는 이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언급하며 "이회창 씨 같은 경우 김영삼(YS) 정부에 의해 감사원장, 총리로 발탁됐지만 YS를 배신하고 나와 대통령이 되려다 결국 실패했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 역시 결국 실패할 것이란 경고를 담은 메시지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의 합류를 손짓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 가장 강력히 규탄했던 그 분을 서로 자기당의 대선 후보로 모시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때 반대로 윤 전 총장을 뜨겁게 칭찬했던 건 여당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맞다"고 인정하면서 "제 변명은 제가 당 지도부가 아니었다. 저는 임명 때부터 반대했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이어 "누구든지 대통령에 출마할 수가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다. 그러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말씀처럼 검찰총장을 하셨던 분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없다"고 견제구를 이어갔다.

그는 "검사라는 것은 사람을 잡아 넣는 일이다. 항상 잠재적 피의자로 인식한다"며 "대통령은 국민을 주권자로 모시고 국민을 지켜야 되는데 그런 일로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 대통령이 되시겠다, 그렇게 '모드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검증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특히 윤 전 총장이 검사 중에서도 '특수통' 검사 출신이란 점도 대통령에 부적절하다고 공격했다.

그는 "형사부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토해서 판단하지만 특수부 검사는 자기가 인지해서 수사권, 기소권을 가지고 옭아매고 좌표 찍고 만들어 가는 수사를 하기 때문에 객관성, 균형감각이 부족하다"면서 "그래서 무죄율도 높고 조사받다 사망한 사람들도 많아지는 거 아니냐"고 했다.

윤 전 총장 등판 시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검증을 위해 최대한 빨리 링 위에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보험상품을 팔 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보험을 팔면 사기죄로 나중에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은 취소하기도 어려운데 미리 미리 불완전판매가 되지 않도록 충분히 자신의 상품을 설명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송 대표는 국민권익위 조사결과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은 민주당 소속 의원 12명 전원에 출당 및 탈당 권유를 한 것과 관련 "국민과 같은 입장에서 해명하고 돌아오라. 한 두달 정도 고통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반발하는) 의원들께서도 선당후사로 수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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