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빅테크와 경쟁? 서로 보완 ‘윈윈’…연금 규제완화 시급” [헤경이 만난 인물-하만덕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
보험판매시장 자회사형 GA로 진화
비대면 늘지만 저변 넓히는 계기로
연금시장 규제 완화 긍정효과 상당

금융시장의 중심이 생산·제조에서 판매·유통으로 이동하고 재편되고 있다. 보험사 전속 중심이던 보험판매 시장도 독립형대리점(GA)에 이어 미래에셋금융서비스와 같은 자회사형 GA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까지 뛰어들며 그야말로 ‘금융의 정글’이 되고 있다. 헤럴드경제와 만난36년차 보험인 하만덕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부회장(대표)은 생존에 새로운 환경에서도 생존은 물론 승리까지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1997년 처음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한다고 했을 때 난리가 났었죠. 당시 GA 지점장이었는데 설계사들 다 굶어 죽는 게 아니냐고 걱정했어요. 돌이켜보면 (우리와) 주요 고객층이나 취급 상품이 달랐어요. 은행은 설계사의 영역을 잠식하지 않았고 오히려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효과가 났습니다”

그는 빅테크의 도전도 크게 보면 당시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비대면 보험상품의 성공사례는 세계적으로 아직 많지 않아요. 물론 언젠가는 비대면 영업이 시장을 잠식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봅니다. 주식과 달리 보험은 미래를 준비하는 금융상품이에요. 일반인들에게 위험을 일깨워주고 개별화된 대응을 권할 전문가 조직이 필요하죠”

그는 빅테크가 생활보험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가 오히려 보험의 저변을 넓힐 것으로 기대했다.

GA의 역할은 종신·건강보험 중심의 개별화가 필요한 상품을 주로 취급하며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로 보완적 역할을 하며 윈윈(Win-Win)하는 구도다.

“이미 토스 플랫폼에 가입한 설계사만 5만명에 달한다고 하죠. 빅데이터와 보험이 결합되면 보험 자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요. 스크린 골프가 골프 인구 자체를 늘리지 않았나요. 빅테크 플랫폼과 GA의 전문화된 설계사 조직간 협업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 부회장이 정작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장벽은 빅테크가 아닌 규제다. 40만개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설계사 시장을 미래에 더 양질의 일자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연금관련 규제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고령화 시대에 연금은 국가 경제의 미래 근간입니다. 저출산으로 공적연금 고갈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적연금의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죠. 연간 퇴직연금, 연금저축 합산 세액공제 한도는 6년째 700만원이에요. 개인연금 납입액이 2014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최대 환급액이 150만원에서 50만원으로 토막이 났죠. 설계사 수당까지 낮춰서 연금가입 수요가 급감했어요. 세수는 조금 늘었는지 몰라도, 국민들의 노후준비와 수 십만 설계사들의 소득은 더 줄어든 셈이에요. 국민경제 전체로 보면 얻은 게 많을까요 아니면 잃은 게 많을까요”

금융시스템 측면에서는 연금시장이 위축되면 장기국채 발행을 통한 정부 재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우려다. 연금 지급을 위한 국민연금 축소에 대비해 자산을 받아 줄 민간 연금의 조성도 걱정했다. 연금 관련 규제완화는 긍정적 파급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부의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설계사들이 연금이나 펀드를 판매한 지 오래지만 사고 난 적은 한번도 없어요. 펀드나 퇴직연금은 구조가 대동소이합니다. 그런데 설계사들은 아직 고객의 퇴직연금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요. 고객 수익률도 알면 안되고 판매도 못하죠”

고객정보 유출 우려는 판매사 보안책임을 높이고, 사고시 강력하게 처벌한다면 설계사의 퇴직연금 접근 제한은 풀지 못할 규제는 아니라는 게 하 부회장의 생각이다. 소비자들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의 저수익률에서 벗어날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도 봤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