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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칼럼] ‘내 집 두고 월세 사는’ 가구 늘어날 것…하반기 주택시장 새로운 트렌드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
‘유주택-월세가구’ 비중의 증가
‘오프라인 발품의 일상화’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2021년 상반기 주택 가격이 최근 10년간 최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도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크지 않다. 이는 그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하반기에도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이나 누적된 가격 상승 부담 등을 제외하고는 주택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없는 것이 그 원인이다. 이렇게 하반기 주택시장을 전망하는 시각에 큰 차이가 없다면 우리는 시장 트렌드나 새로운 현상처럼 시장의 스토리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최근 1년간 주택시장의 트렌드를 가장 잘 설명하는 용어로 ‘영끌’과 ‘패닉바잉’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올해 7월부터 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제 ‘영끌’은 힘들어졌으며, ‘패닉바잉’ 현상도 그 의미와 달리 이제는 MZ세대의 ‘성투(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면 ‘영끌’과 ‘패닉바잉’을 이어 하반기 주택시장에 나타날 새로운 트렌드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과거 주택 소유 및 거주 형태에서 특이한 형태로 분류됐던 ‘유주택-월세가구’ 비중의 증가다. 예전에는 자발적으로 ‘내 집 두고 전세나 월세 산다’고 말하면 시장의 통념에서 벗어난 형태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최근 수도권에서 전세를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전체 주택 매매거래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면서 내 집이 있지만 다른 집에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는 가구가 증가하게 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시행된 6·17대책으로 시세 3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신규 전세자금대출이 제한되면서 내 집 두고 월세 사는 ‘유주택-월세가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임대차 계약의 점진적인 만기 도래로 이런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유주택-월세가구’의 증가는 단순하게 월세 수요를 증가시켜 월세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고,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자가 가구도 임대차시장에 머물게 하면서 임대차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결국 최종적인 피해는 임차 거주 중인 무주택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온라인 정보의 홍수 속 ‘오프라인 발품의 일상화’다. 물론 오프라인 발품이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는 VR 기수로 현장 임장을 대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최근 주택 가격 급등 및 대출 제한 등의 요인으로 주거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매물 부족 현상의 심화는 가격을 상승시키고 시장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소비자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문제점은 매물에 대한 정보 획득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누구나 ‘급매’나 ‘직전 실거래가’ 수준의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데, 일반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터무니없이 높은 호가가 책정된 불필요한 것들로 가득하고, 정말 좋은 매물은 내가 접하기도 전에 거래가 돼버린다. 그만큼 실수요자가 꼭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중개사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해지고,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의 관계가 중요해진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면 주택거래시장은 점점 더 음성적으로 변하고, 경제학에서 말하는 정보 비대칭의 문제점인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러한 시장의 트렌드는 시장을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말하는 ‘상고하고(초고가 주택이거나 1억 미만 주택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나 ‘거거익선(더 큰 주택을 선호하는 현상)’과 같은 현상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주택시장의 변화라는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이다. 이렇게 다양한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봄으로써 하반기에 나타날 수 있는 어떠한 시장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하반기를 넘어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시장 변화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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