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합치니 어엿한 플랫폼...큰집보다 더 쏠쏠한 작은집 [금융 플러스-‘은행 앱’의 무한진화]
기능별 10여개 앱들 2~3개로 단순화 ‘손안의 금융비서’...선물하기·중고차 직거래 서비스 제공 생활 플랫폼 활용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 변화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저런 기능에 따라 은행별로 10개가 넘던 앱들이 하나 둘 통폐합되고 있다. 빅테크와 핀테크 플랫폼의 ‘원앱’이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다. 빅테크에 맞서 은행도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꾀하면서 은행 앱이 제공했던 기본 기능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까지 탑재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7개 앱을 NH스마트뱅킹·NH기업스마트뱅킹·올원뱅크 등 3개의 앱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NH스마트뱅킹이 금융 관련 업무를 전부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은행 앱이라면, 올원뱅크는 디지털에 초점을 맞춘 생활금융 플랫폼 성격을 담는다. NH농협카드가 운영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는 농협중앙회와 합쳐 ‘NH페이’로 올 8월 출시된다.

NH농협은행은 올해 말까지 시스템 검증 작업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올원뱅크 등 간편서비스 개편 작업에 돌입한다. 해당 로드맵은 2024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범농협 차원에서 이뤄진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 2월 농협 전 계열사 디지털 최고책임자들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각 계열사 모바일 앱을 재점검해 농협금융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플랫폼을 만들겠다”며 “올원뱅크를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대표 관문을 만들어, ‘내 손안의 금융비서’를 구현하겠다”고 공언했다.

KB국민은행도 올해 ‘앱 통합’을 진행한다. 국민은행이 현재 운영 중인 앱은 17개 가량이다. 그간 국민은행 고객들은 앱 종류가 많다며 불편함을 호소했고, 내부에서도 이러한 고충을 반영, 앱 통·폐합 작업에 돌입했다.

국민은행 앱 통합의 큰 방향은 개인뱅킹 앱을 2개로 나누는 것이다. 모든 기능이 다 담긴 앱과 간편뱅킹 앱을 분리하는 전략인데, 농협은행과도 유사하다. 국민은행은 알림과 자산관리 앱을 통합해 10월 중 ‘뉴 스타뱅킹’ 앱을 선보일 방침이다. 조회나 송금과 같이 비교적 간편한 뱅킹 서비스는 ‘리브(Liiv)’로 일원화된다. 리브에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선호하는 기능 위주로 담길 예정이다. 선물하기나 경조사 알림 기능 등이 탑재돼, 앱 자체가 생활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게 했다.

기능을 통합하는 은행도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중 어떤 앱을 선택하든지 다른 자회사의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우리WON투게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 거래 고객이 ‘우리WON뱅킹’에 접속하면 ‘우리WON투게더’ 플랫폼을 통해 우리카드를 신규 발급할 수 있고, 우리종금 상품 가입도 가능하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보유자산, 카드 결제대금과 이용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상의 앱 통합이다.

은행 앱 하나로 금융, 비금융 상품을 넘나드는 플랫폼화도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아직은 금융 관련 상품이 주가 되고 있지만, 배달 등 비금융 서비스 출시도 추후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5일 시중은행에서는 처음으로 ‘비대면 증권계좌 일괄 신규 서비스’를 내놨다. 신한은행 앱 ‘쏠(SOL)’에서 가입 한 번으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총 9곳의 증권사에 계좌를 동시에 신규 개설할 수 있게 됐다.

같은 지주 자회사로 신한금융투자가 있어, 신한은행의 이같은 선택이 한 편으로는 ‘제 살 깎아먹기’로 보일 수 있지만, ‘쏠(SOL)’의 플랫폼화를 추구하기에 다른 증권사 계좌 개설까지 가능케 한 것이다. 향후 신한은행은 계좌개설이 가능한 증권사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자체 앱인 ‘하나원큐’에서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를 지원하는 ‘원더카 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량 매도자와 매수자가 중고차 직거래에 합의한 뒤 하나원큐 앱을 이용하면 관공서나 차량등록사업소 등을 방문하지 않아도 중고차 직거래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직거래 차량의 보험사고 이력 등을 무료로 확인하고 차량 동행부터 정비, 원거리 탁송까지 원클릭 서비스도 제공한다.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도 은행 앱에 담겼다. 이 서비스는 병원과 진료데이터를 연결해 영수증 등의 증빙서류 발급 없이도 은행 앱에서 보험을 즉시 청구할 수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이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에 실손 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도입한 지 4개월 만에 1만건의 신청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