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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 ‘헬스케어’ 본격화…기업 건강관리시대 열린다

미국 구글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을 위한 ‘구글 푸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운동기구, 척추지압, 마사지 서비스는 물론이고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만성질병도 관리해준다. 직원의 건강관리가 곧 기업의 생산성 확대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원회가 13일 공개한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TF’ 2차 회의 결과를 보면 보험사에 헬스케어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자회사 또는 부수업무로 방식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보험사는 헬스케어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했다. 보험료를 깎아 주는 방식 외에는 직접 수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막 시작하는 서비스를 개인들이 유료로 이용할 유인도 적었다. 자회사 또는 부수업무 방식으로 헬스케어 플랫폼 운영이 가능해지면 보험사는 기업·단체보험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회사가 단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면서 헬스케어 연계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보험사로부터 만보걷기·체중관리·혈당체크·스트레스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 받는 식이다. 단순히 건강검진서비스라는 사후 관리에 머물렀던 기업의 직원 복지가, 사전 관리서비스로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이미 외부기관과 제휴를 통해 직원들에게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회사도 있지만 일부 대기업에 국한돼 있다. 보험사가 들어오면 중소기업도 보험사를 통해 쉽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어 외연이 크게 넓어질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번에 허용된 선불전자지급업무는 헬스케어 서비스 증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사 앱은 금융권에서 가장 활성화가 안되는 앱이다. 은행이나 카드사 앱처럼 자주 들를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관리 노력과 성과 등에 따라 보험사가 포인트를 주고, 소비자는 이 포인트로 건강용품을 사거나 보험료를 낼수 있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선불전자지급은 이종 업종간 결제 허용을 말한다. 보험사에서 건강관리로 받은 포인트를 쿠팡이나 배민 같은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보험사 앱에 하루에도 수차례 사람들이 접속하게 되면서 보험사의 플랫폼화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기대도 크다. 그동안 스타트업들은 좋은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부족했다. 보험사와 연계가 쉬워지면서 제휴와 인수합병이 활발해지고 서비스도 고도활 될 전망이다.

휴레이포지티브 최두아 대표는 “기업 임직원 건강 관리 시장이 열리고 있다. 경험이 많은 우리같은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고자 하는 보험사가 크게 늘어날 것” 이라면서 “몇 년간은 상당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무래도 네트워크 확보가 쉬운 그룹 계열 보험사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KB손해보험과 신한라이프가 헬스케어 관련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음달을 목표로 자회사 설립 허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는 KB손보는 계열사를 시작으로 기타 법인 고객과의 제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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