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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타변이 확산에 물가도 급등...중앙은행, 깊어지는 딜레마
코로나19 재확산 고조에
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
긴축전환 어려워져 ‘진퇴양난’

코로나19 및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바이러스 공포가 다시 고조된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 또한 재점화되며 중앙은행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감염병이 기대만큼 진정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경기 부담을 감안하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가속도가 붙은 인플레를 잡지 않으면 향후 더 큰 규모의 구조적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부동산 등 이미 천정부지로 오른 자산가격도 제동을 걸지 않으면 금융불균형 문제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진퇴양난 국면이다. 한국은행은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6월보다 5.4% 올랐다. 2008년 8월 이후 13년 만의 최대폭 상승으로 전문가 전망치인 4.9%를 웃돈다. 전월대비론 0.9% 상승, 이 역시 시장 전망치(0.5%)를 상회하면서 이 기준으로도 2008년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이번 CPI 상승분의 3분의 1은 중고차 가격 급등으로 발생됐다. 수요 회복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맞물린 특수 현상이란 평가가 나오면서 주식 등 자산시장의 여파가 제한적이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분석에 대한 신뢰가 확인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런데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보다 0.9%, 전년동월보다 4.5% 각각 급등했다.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론 1991년 11월 이후 거의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인플레이션이 기조적으로 진행될 수 있단 우려에 채권 금리는 급등했다.

국내 사정도 비슷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달보다 2.3% 오르면서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고, 지수(115.43) 자체는 2014년 9월(115.77)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4.0% 올라 이 기준으로 일곱달째 상승했다.

15일 한은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인상에 대한 소수의견이 나올지 관심이다. 8월 선제적 금리 인상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소수의견이 없다면 다음 회의인 10월이나 11월 중으로 인상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4차 유행으로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확산세가 조기 진정되지 않을 경우 연내 인상 계획이 백지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럴 경우 한은으로선 자산 가격 급등과 심화되는 금융불균형, 인플레이션 공포 등을 지켜만 보며 발만 동동 구를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미국 연준도 치솟은 주택가격과 인플레이션이 사이에서 고민이다. 현재로선 고용 상황이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았고,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경기 성장세도 예상 경로를 하회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선제적인 움직임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과 실물경제의 괴리가 확대되며 자산 시장으로의 쏠림이 가중되는 모습이 꽤 분명해진 뒤에야 테이퍼링(자산매입 점진축소) 선언을 통해 제동을 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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