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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지주 반기순익 10조 시대…역대급 ‘배당잔치’ 예고 [인더머니]
코로나발 빚투・보복소비에
은행·증권·카드업 대호황
4대 지주 동시 중간배당도
가계부채·양극화 더 커져
[연하]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내 금융지주가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조성된 저금리 환경 속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바람에 금융시장이 급팽창 하면서다. 은행은 이자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주식거래 증가 및 소비회복 등으로 증권사와 카드사의 수수료수익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의 상반기 순이익은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중간배당으로 올 주주환원 역시 역대 최대가 될 것이 확실시 된다.

KB(2조4900억원), 하나(1조7500억원), 우리(1조4200억원) 등 3개 금융지주가 발표한 상반기 합산 순익은 5조6700억원이다. 작년 상반기보다 52% 늘면서 2조원 가량 증가했고,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익(7조4000억원)의 77% 수준이다. 이자나 수수료 등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 뿐 아니라 경기가 회복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요인이 해소된 것도 순익 증대로 나타났다.

27일 발표되는 신한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익은 2조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NH농협금융지주의 순익까지 더할 경우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익이 1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NH금융지주는 작년 상반기 91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엔 1조원대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KB금융지주의 경우 대출채권 등 총자산(신탁 등 관리자산 포함)이 6월말 현재 1003조원으로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KB금융은 상반기 5조4000억원의 순이자이익을 달성했는데 이 중 KB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에서 1조7000억원이 발생돼 전체의 31.5%를 차지, 작년(30.1%)보다 비중이 확대됐다.

은행들은 과거에 비해 여신금리 수준은 높지 않지만 대출 규모가 자체 늘면서 전체 이자가 늘었고, 여기에 저원가성 예금(요구불·수시입출식)이 큰 폭 증가하면서 예대마진이 크게 신장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국내 은행권의 가계·기업 대출 잔액은 2052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7조원(9.4%) 증가했다. 그런데 저원가성 예금 역시 같은 기간 161조원(791조원→952조원) 늘면서 산술적으론 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을 이를 통한 조달이 가능했던 것이다. 은행 총수신에서 저원가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6.9%로 역대 최대이며, 작년 상반기(42.6%)와 비교했을 때 가파른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주식매매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증권사 순익이 급증했으며, ‘보복소비’로 소매가 되살아나면서 카드사들의 실적도 폭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의 상반기 순익이 작년보다 각각 60.0%, 117.8%씩 증가했으며, 우리금융지주 역시 우리카드가 51.3%의 순익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기여도가 37.3%(지난해 34.3%)까지 치솟으며, 우리금융도 비은행 순익 비중이 10%까지 올라왔다.

연간 4조원대 순익이 기대되는 KB금융그룹이 창립 이래 최초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것을 필두로 금융지주들의 배당 규모도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린 상황이 금융권 등 특정계층으로만 부가 쏠리게 한 부작용을 낳게 했단 지적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상황이 1년 반 가량 진행된 과정 속에서 분명히 피해를 입은 계층이 있었고, 반대로 피해는 없고 오히려 더 큰 자산을 축적해 부가 늘어난 계층도 병존해 있다”고 꼬집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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