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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지주들 ‘사상최대 순이익’ 절묘하네
KB·하나·우리銀 반기실적 분석
수신금리 낮춰 저원가로 조달
시장금리 맞춰 대출금리 높여
부동산·담보 사업자대출 늘려
대출 규제불구 ‘영리한 대출’ 덕

은행지주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거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사 실적호조와, 보복소비로 인한 카드 사용실적 개선 덕이 크지만 역시 핵심인 은행의 이자수익 기여가 결정적이다.

대기업의 자본 직접조달 선호와 금융위의 가계대출 규제에도 은행들의 순이자수익은 급증했다. 이른바 ‘영리한 대출’ 덕분이다.

KB국민은행은 올상반기 3조6972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상반기 이자이익 3조2757억원 보다 13%나 규모를 확대했다. 하나은행도 상반기 이자이익 2조6700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2조4790억원 대비 7%대 성장을 보였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2조6250억원에서 2조8260억원으로 이자이익을 늘리며, 7%대 이익 성장을 나타냈다.

이자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개선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53%이던 NIM이 올 1분기 1.56%로 개선됐고, 하나은행도 2분기 NIM이 1.41%로 직전 5개 분기보다 높다. 우리은행 역시 1.37%의 NIM을 기록하며 5분기 이익 개선을 나타냈다.

NIM개선은 수신금리는 기준금리에 맞춰 낮게 유지하며 여신금리는 시장을 반영해 높이는 전략 덕분이다. 조달비용은 낮추고 마진은 극대화 한 셈이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인 코픽스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오름세를 보이며 4%까지 상승했다.

1년전 연 2.25~3.96%였던 시중은행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현재 연 2.49~4.03%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가계 재정건전성을 위해 대출 총량 관리를 당부한 만큼, 우려됐던 대출 부분도 틈새를 공략하면서 오히려 성장세에 보탬이 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한 점이다. 가계대출은 정체되고 대기업 대출은 제자리 걸음을 한 것과 대조적이다. KB국민과 하나은행은 대기업 대출은 각각 올들어 1.5%, 2.9% 감소했으나, 중기 대출은 3.5%, 6.0% 늘었다. 우리은행도 가장 큰 비중은 133조2000억원 규모인 가계 대출이지만, 지난해 100조 아래이던 중기대출이 104조 규모로 8.6% 늘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내용을 보면 부동산 및 임대업 등 특정 업종에 쏠리고, 대출담보자산의 대부분도 부동산이다. 사실상 주택담보대출규제를 막아 놓은 상황에서 법인을 이용한 대출에 적극적이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실제 하나은행의 SOHO대출 업종별 현황을 보면 올 상반기 부동산 및 임대업 비중은 47%로 지난해 51% 대비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올 2분기 기준 전체 85.5%가 담보대출인데 이 가운데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비중이 68.6%에 달한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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