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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부 “과도한 상속·배당세가 후진적 지배구조 고착화”
강성부 KCGI 대표 인터뷰
稅부담에 주주이익공유 유인 하락
코리아 디스카운트 절정 치닫게 해
KCGI 같은 펀드 5곳은 더 나와야
한진칼 개선사항 진행 긍정적
‘엑시트 요건은 갖췄다’ 평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CGI 본사에서 강성부 KCGI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높은 상속세·배당소득세로 고착화된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섭 기자

“전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와 배당소득세가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를 고착화하고 있습니다. 대주주가 일반 주주와 이익을 공유하는 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의 메기’ 역할을 자처하며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온 강성부 KCGI 대표가 우리의 후진적 지배구조의 원인을 과도한 상속·배당세로 지목해 주목된다.

강 대표는 동양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 몸담던 애널리스트 시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 한국 시장 저평가의 원인이 후진적 기업지배구조에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후 LK투자파트너스 대표로 자리를 옮겨 사모펀드 투자에 발을 들이고, 한국형 주주행동주의펀드를 표방하는 KCGI를 이끌고 있는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열쇠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 대표는 “최근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국 기업들의 배당이 활발해지는 등 주주이익환원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대주주가 승계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 IPO(기업공개)나 지주사와 자회사 합병 등, (대주주를 제외한) 일반 주주들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를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높은 상속세와 배당소득세가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고착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징벌적 수준의 세금 부담이 편법적 승계를 부추기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절정에 치닫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상속세·배당소득세가 높아 배당을 하는 것이 대주주 입장에서 하나도 유리할 게 없다”며 “이에 편법적인 방식으로 승계 지분을 늘리는 일종의 ‘조세 차익거래’를 반복하며 기업 가치를 깎아먹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주주행동주의이며, 주주로서의 ‘책임’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강 대표는 “국내에선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한데다 기업들은 소액주주운동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주주가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도록 하는 효과적인 장치가 KCGI와 같은 행동주의 펀드”라며 “우리나라에 KCGI 같은 펀드가 다섯 곳만 더 나온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극복, 주가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에게 KCGI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각인시켰던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대해선 엑시트(투자회수) 요건이 마무리 됐다고 했다.

KCGI는 지난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지주사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대립했다.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반도건설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결성했던 ‘3자 연합’은 해체됐지만 KCGI는 한진칼 보통주 17.41%(6월말 기준)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남아 있다.

강 대표는 당초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면서 요구했던 개선사항들이 현재 상당히 진행돼 있는 긍정적인 국면이라고 말했다. 엑시트(투자회수) 시기는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주가에 반영된 코로나19 정상화 이후로 보고 있지만, 엑시트 요건 자체는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주로 참여한 뒤) 1200%가 넘던 대한항공 부채비율을 300% 미만으로 낮추고, 호텔과 부동산 등 비수익자산을 정리할 것,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세 가지를 요구해 왔다”며 “올해 3월말 기준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294%까지 줄었고, 호텔 등 비수익 자산은 코로나19 정상화 이후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지배구조 역시 산업은행이 주요 주주로 들어오면서 주주가 다양해져 견제 효과가 더욱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 중복 노선 통합으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가 즉각 발현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했을 당시부터 노선통합 효과에 주목해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주장해 왔다”면서 “독점적 지위 항공사로 거듭나게 되면 실적과 주가 개선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진칼 분쟁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산업은행과 이해관계가 같아졌고, 산업은행의 감시 기능이 KCGI보다 클 것이기 때문에 회사 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KCGI는 쌍용자동차 인수전에도 발을 들인 상태다. 전략적투자자(SI)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다. 강 대표는 “선순위 투자자로서 후순위 에쿼티 투자자인 에디슨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쌍용자동차가 전기차 전환 비전을 통해 전기트럭, 관용차 등 니치마켓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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