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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규제에 무주택자들 ‘멘붕’...매입도 전세도 “계약금 날릴 판”
“저녁 7시에 불가 통지받아
제2금융권에 희망 걸지만...”
3억원 짜리 신혼집도 대출 묶여

“부동산대출이 가계부채 주도”
정부 인식 실제 통계와 정반대
주택담보대출 비율 ‘최저수준’
서울 송파구 일대 주택가 모습.[헤럴드경제DB]

“9월 말에 잔금을 맞추기로 했는데 저녁 7시에 A은행에서 연락이 와서 주택담보대출 막겠다고 했어요. 한 달 남았는데 제 2금융권으로 가야하나 고민했습니다.”(경기도 아파트 매수 계약자 A씨)

일과 시간 이후 주거래 은행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통보를 받았던 B씨는 그러나 다음날 다행히(?)다시 대출이 가능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은행 관계자는 “3분기 한도가 소진돼서 잠시 (대출을) 막았다가 다시 추가 배정했다”면서 “현재 아파트 담보대출은 정상적으로 재개됐다”고 해명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행을 중단하거나 갑자기 기조를 변경하면서 무주택자들의 혼란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 중단과 개인 신용대출 한도 연소득 이내 제한까지 겹쳤다. 100% 실수요인 전세 수요자들의 발까지 묶인 셈이다.

관악구 봉천동에 전세보증금 3억원 짜리 신혼집을 구하고 계약금 3000만원을 걸어둔 C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주거래 은행에서 거절당하고 다른 은행에 신청해뒀는데 대출 일정이 자꾸만 미뤄지고 있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전세대출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사람들 이야기를 보면서 걱정돼 며칠 째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저신용자 등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도 대출 조이기가 예고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들과의 회의에서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하로 관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 2금융권인 저축은행중앙회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을 조만간 회원사에 전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는 가계 부채 증가의 원인을 부동산 대출로 보고, 전방위적인 부동산 담보대출 억제 정책을 시행하는 중이다. 하지만 실제 주택 소유 가구의 LTV(주택담보대출 비율)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 내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다주택자들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역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의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국 LTV(현재 주택가격 대비 대출금 비율)는 28.3%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28.9%)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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