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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임시주총…한앤컴퍼니 vs 남양유업 소송전 핵심 변수 급부상
경영권 매각·지배구조 개편 나선다던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등 오너일가 여전히 경영 일선
주총 앞두고 이사회 구성 변화줄지 주목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연기한 14일 임시 주주총회 결과가 남양유업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간 매각 소송전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남양유업의 매각 철회 이후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오너 일가가 경영일선에 남을 경우 이는 애초부터 홍 회장 측에서 매각할 의사가 없다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소송전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 측이 한앤컴퍼니와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통보함에 따라 오너 일가는 소송전이 진행될 동안 경영 일선에 남을 것으로 유력시된다. 소송전은 최종 판결까지 최소 3년은 걸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경영진에 홍 회장 일가가 잔류함에 따라 불가리스 사태 등을 책임지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홍 회장의 퇴진 선언은 없던 일이 됐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7월 30일 임시 주총을 개최한 뒤, 최종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등 경영 리스크로 작용했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돌연 주총을 이달 14일로 연기한 뒤, 추가 조건을 제시하는 등 매각 철회 의사를 내비친데 이어 실제로 계약 해제에 나서면서 지배구조 개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다.

남양유업의 이사회 구성은 투명성, 공정성 측면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아왔다. 이사 6명 중 사외이사는 2명 뿐이며 4명의 사내이사 중 3명이 오너 일가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홍 회장, 홍 회장의 모친과 장남 등이다. 경쟁사인 매일유업만 봐도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되는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외이사 수가 더 많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강조되면서 기업들은 사외이사의 국적, 나이, 성별의 다양성을 갖추는데 힘을 쏟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홍 회장의 모친인 지송숙씨는 수 십 년째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92세로, 상반기 열린 이사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사내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14일 열리는 임시 주총은 신규 이사 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하고 있다. 한앤컴퍼니에서 윤여을 회장, 김성주 전무, 배민규 전무, 이동춘 전무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 이희성 법무법인 화우 고문 등이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이길호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감사실장도 감사로 선임을 앞두고 있었다.

이에 남양유업이 미뤘던 임시 주총을 그대로 개최할 경우 이사진 구성을 어떻게 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의 의지를 갖고 대대적으로 손을 볼지, 홍 회장의 사람들로 경영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주총 안건에 오른 인물들이 한앤컴퍼니의 인사들인 만큼, 남양유업 측에서 안건을 변경하거나 부결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처럼 홍 회장이 경영 쇄신 발표에도 장남, 차남 등 오너 일가를 필두로 경영진을 꾸려갈 경우 소송전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 후에도 홍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은 것 등은 매각 후 단순 변심으로 인한 행보로 해석된다”며 “이후 제시한 선결 조건에도 오너 일가의 지위 보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양유업 측이 소송 승기를 잡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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