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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세 25억’ 아리팍 장부가는 1억…“장기전세주택 시세로 평가해야”
경실련, 장기전세주택 자산현황 분석발표
“전체 장부가 7.5조·시세는 33.7조원…5배나 저평가돼”
“저렴한 공공주택 제공 효과…적자라 회피말고 확대해야”
공공택지건설 통한 공급 89%…“전량 공공주택 공급해야”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2007~2020년 취득한 장기전세주택 중 장부가 대비 시세가 가장 많이 차이가 나는 상위 아파트 단지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시세의 5분의 1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시민에게 저렴한 값에 주거 안정, 자산 증가 효과를 제공하는 만큼, 자산을 시세대로 평가해 공급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자산현황 분석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2007~2020년 취득한 장기전세주택 3만2964호의 자산가치는 총 33조7000억원, 호당 평균 10억원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SH가 국회에 제출한 이들 장기전세주택 장부가는 총 7조5000억원, 호당 2억30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장부가가 시세보다 5배 가량 저평가된 셈이다.

장부가와 차액이 가장 많이 나는 단지는 서울 강동구에 조성되는 ‘강일1지구’다. 1667세대가 공급된 강일1지구 시세는 1조6930억원이지만, 장부가는 3502억원으로 시세보다 1조3000억원 이상(약 4.8배) 낮다.

이어 ▷위례 A1-10블록(1조503억원) ▷위례13블록(8259억원) ▷고덕리엔파크3단지(7936억원) ▷세곡2지구(6671억원) 순으로 장부가와 시세 간 차이가 컸다.

호당 장부가가 가장 저평가된 곳은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였다. 이 단지 전용면적 59㎡ 세대는 시세가 25억원이지만, 장부가는 1억원에 불과했다.

인근의 ‘래미안퍼스티지’ 등 강남권에서는 장기전세주택의 호당 장부가와 시세 간에 수십배 차이가 나고 있다고 경실련은 분석했다.

장기전세주택들의 취득가는 8조8000억원으로, 호당 평균 2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시세와 비교하면 취득 이후 총 24조9000억원, 호당 7억5000만원 상승해 취득가 대비 3.8배가 된 상황이다.

자산가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단지는 강일1지구(1조2882억원)이며, 호당으로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가 가장 많이 올랐다. 호당 1억7000만원에 취득한 ‘청담자이’의 현 시세는 28억4000만원으로 26억7000만원 상승했다.

▷아크로리버파크(23억8000만원) ▷래미안대치팰리스(21억9000만원) ▷서초 롯데캐슬 프레지던트(20억3000만원) 등 다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도 취득 이후 20억원 이상 시세가 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7년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시세의 80% 이하 수준으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으로, 2년 단위로 재계약할 때마다 5%까지 전세보증금을 올릴 수 있다.

경실련은 “분석 결과 장기공공주택 확대는 서울시민에게는 저렴한 공공주택 제공, 서울시민에게는 집값 안정과 자산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공공주택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산이 저평가되면 공공주택 사업이 적자사업으로 비춰지며 적극적인 공공주택 확대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는 공공주택 자산을 제대로 평가하고 공공주택사업을 적자사업으로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확대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장지지구 전용 59㎡ 보증금이 2007년 1억1000만원에서 올 8월 기준 4억5000만원으로 4배로 상승했다”며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장기전세주택의 임대보증금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공주택 확대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부당이득만 토지주와 건설업자에게 안겨주는 것”이라며 “공공택지는 팔지않고 전량 공공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전세주택은 공공택지 건설형과 재개발·재건축 매입형으로 구분되는데, 건설형이 89%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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