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미 2015년부터 4~5년 뒤 실전배치 완료 평가
南北 ‘7번째 SLBM 보유국’ 타이틀 경쟁 치열해질 듯
한국이 지난 15일 세계 7번째 SLBM 잠수함 발사시험에 성공했지만 전력화와는 다른 얘기다. 특히 북한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SLBM 개발 야욕을 노골화하고 있어 세계 7번째 SLBM 보유국을 향한 남북한 간 경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북한의 SLBM ‘북극성-1’, ‘북극성-3’, ‘북극성-5ㅅ’, ‘북극성-4ㅅ’.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세계 7번째일까, 8번째일까.
청와대와 국방부는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안흥 국방과학연구소(ADD) 해상 종합시험장에서 도산안창호함(3000t급)에 탑재돼 수중발사한 SLBM 발사시험과 관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SLBM 잠수함 발사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기존 SLBM 운용국가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에 이은 성과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군 당국이 SLBM 잠수함 발사에 앞서 이달 초 수중 사출시험을 실시했을 때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그리고 북한에 이어 8번째 SLBM 보유국 반열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가 쏟아졌던 것과 다소 결이 다르다.
결국 북한의 SLBM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SLBM이 세계 7번째인지, 8번째인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핵전략 완성을 목표로 소련 붕괴 이후 혼란기를 틈탄 1993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를 통해 소련의 골프II급을 들여와 해체해 관련 기술을 습득한 이래 SLBM 개발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왔다.
특히 2010년대 들어서부터 SLBM 개발에 본격 박차를 가한다.
2014년 육상에서 1차 사출시험을 실시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15년 1월 해상에서 2차 사출시험, 그리고 같은 해 11월과 12월 각각 원산과 신포 인근에서 해상발사시험도 진행했다.
이어 2016년 4월 수중발사에 이어 같은 해 8월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SLBM 북극성-1을 신포급 잠수함에서 고각발사했다고 발표했고, 예상사거리는 2000㎞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랐다.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북한은 이미 2016년 8월 SLBM 잠수함 발사에 성공한 셈이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도 북한의 SLBM 개발이 한창이던 2015년 국회 보고 등을 통해 4~5년, 이르면 2~3년 내 북한이 SLBM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청와대와 국방부는 이번에 SLBM 잠수함 발사에 성공한 뒤 북한을 제외한 것이다.
북한이 제외된 이유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의 SLBM 시험발사가 수중 바지선에서는 확인됐지만 잠수함에서 이뤄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도산안창호함에서 수중발사한 이번 SLBM 발사시험이 세계 7번째 잠수함 발사라는 것이다.
한국이 지난 15일 세계 7번째 SLBM 잠수함 발사시험에 성공했지만 전력화와는 다른 얘기다. 특히 북한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SLBM 개발 야욕을 노골화하고 있어 세계 7번째 SLBM 보유국을 향한 남북한 간 경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독자개발한 SLBM이 지난 15일 도산안창호함(3000t급)에서 수중발사되고 있다. [연합] |
여기에 SLBM 기술을 확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통상 SLBM 보유국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지상사출, 수중사출, 초기비행, 시험발사, 전력화 등을 거쳐야한다.
한국은 향후 추가 시험평가를 밟은 뒤 군에 SLBM을 배치한다는 계획으로 아직 전력화 단계까지는 가야할 길이 남아있다.
북한 역시 ‘북극성-1’, ‘북극성-3’, 그리고 작년과 올해 열병식을 통해 길이와 직경이 한층 커진 ‘북극성-4ㅅ’, ‘북극성-5ㅅ’을 공개하기는 했으나 전력화 단계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SLBM 기술과 관련해 수직발사대, 추진체 연료, 콜드론치, 재진입, 탄두 등 다른 기준을 적용할 경우엔 남북한의 SLBM에 대한 평가는 또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SLBM이 전장의 판도는 물론 국가전략과 국제정치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유가 핵탄두를 탑재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핵국가인 한국의 SLBM이 갖는 한계도 뚜렷하다.
실제 국방부가 우리보다 앞선 SLBM 운용국가로 뽑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모두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며 북한은 핵보유국을 자처하고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이번 발사시험 뒤 ‘세계 7번째 SLBM 보유국’이 아닌 ‘세계 7번째 SLBM 잠수함 발사 성공 국가’라고 밝힌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세계 7번째 SLBM 전력화와 SLBM 보유국 타이틀을 향한 남북한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한국은 내년 초 연구개발과 양산계약을 마친 뒤 이르면 내년 하반기께 SLBM을 전력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