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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승인 후 미착공 공공주택 10만5200가구
홍기원 의원, LH 공공주택 공급현황 분석
계획물량 40% 433만㎡...여의도 1.5배
“첫 삽 못뜬 공공주택 공급부터 추진해야”

여당 내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대규모 공공개발 추진에 대해 ‘공급 늘리기 숫자 놀음’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홍기원 더불어민주당(평택갑) 의원실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미 사업승인을 받은 공공주택 중 아직 착공도 못한 물량이 전국에 10만5200가구나 된다”며 “계획된 택지 개발 지구 내 공급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공급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홍 의원실에 따르면 사업승인을 받았으면서 아직 착공도 하지 못한 공공물량은 정부가 신규 택지를 개발해 새 아파트를 공급하기로 했다가 사업 지연 등으로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공공분양·공공임대·국민임대·영구임대·행복주택 등을 종합한 것이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수요부족, 지자체 협의, 민원, 기반시설 부족 등으로 미착공이 된 물량은 6만여 가구가 넘는다”며 “5년 이상 장기 미착공인 물량도 전체의 20% 이상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사업승인을 받았는데도 미착공인 전체 공공주택 규모는 올 초 정부가 2·4 공급 대책에서 발표한 신규 택지 공급 물량(26만3000가구)의 4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를 면적으로 환산하면 서울 여의도(290만㎡)의 1.5배인 433만㎡나 된다.

미착공 물량의 60% 이상은 만성 주택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

지역별로 경기도가 5만3609가구로 전체의 51.0%를 차지한다. 인천 1만415가구, 서울 1999가구 등으로 전체의 62.8%가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서울에선 60㎡ 이하 행복주택 998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송파위례 택지지구 A1-14블록이 2015년 12월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지자체와 협의 과정에서의 이견으로 사업이 5년 이상 지체되고 있다.

경기 평택시의 고덕신도시의 경우 13개 블록 7371가구가 미착공 물량으로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3627가구가 들어설 땅은 조성공사 등으로 6년 이상 비어 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고양장항, 광명하안, 성남복정, 과천주암지구 등에서도 조성공사, 보상 난항 등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홍 의원실은 이미 사업승인을 받은 지역도 이런 상황인데, 아직 토지보상을 끝내지 못한 3기신도시에서 실제 입주까지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기존 택지개발 지연과 같은 이유로 3기 신도시에도 덩그러니 땅만 남겨진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3기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상 지연 사유로 미착공된 공공주택 물량만 전국에 3만8000가구에 달한다”며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지정된 6곳 가운데 토지 보상을 마무리한 곳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박일한 기자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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