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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대출 차단 극약처방...금리 인상땐 ‘이자 눈덩이’ [헤럴드 뷰-가계대출 봉쇄되나]
내년 기준금리 1.5%로 인상유력
주담대·신용대출 평균 금리
최소 3~4%대 인상 가능성
가계소득 증가율 수년째 답보
‘질서있는 차입축소 절실’ 지적

금융기관 대출 중단이란 극약처방에도 가계부채의 부실위험을 최소화하기엔 역부족일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어차피 내년에는 다시 신규 대출 문을 열어야 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와 대출금리도 오를 수 밖에 없다. 가계부채 절대 규모가 이미 과거보다 크게 팽창해 대출금리가 오를 수록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 2분기 국내 가계부채 잔액은 1800조원을 돌파하며 전년대비 10% 넘게 증가했다.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선 지 벌써 1년이 지났고, 소득여력(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0%를 훌쩍 넘었다. 반면 국민소득 증가율은 수년째 2~3%에서 맴돌고 있다.

신규취급액 뿐 아니라 잔액 기준 대출 금리까지 상승세로 돌아선 점은 부실 위험 고조의 적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 한은 집계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잔액)는 지난 5~6월 바닥(2.74%)을 찍은 뒤 7,8월 연속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5~7월(2.64%) 저점 기록 후 8월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신용대출은 지난 5월 이후 석달 연속 상승하며 주담대에 앞서 인상 궤도에 올라섰다.

대출 금리는 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게 된다. 국내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주기의 종착점을 1.25%에서 1.50%로 높여 잡았다. 금융채(은행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대출 이자율은 적어도 내년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쉽게 1.70%를 상회한 것은 내년 기준금리가 1.50%까지 오를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단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그래도 추가 인상 시점은 대선과 한은 총재 퇴임이 임박한 내년 1~2월보단 오는 11월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내 기준금리가 1.0%까지 오르고, 내년 2분기 중 한 차례 더 오르면 1.25%다. 내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다. 하반기 한 차례만 더 오른다면 1.5%에 도달하는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현재 4대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평균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기준·이하 주담대) 금리는 2.95%다. 2.7%대까지 떨어졌던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4개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3.15%이고 가장 낮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2.76%다. 4대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3.42%로 연초 3.1%대에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역시 하나은행이 3.62%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이 3.22%로 가장 낮다.

국채 금리는 기준금리에 연동되고, 은행채 금리는 국채 금리를 추종한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주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따른다. 코픽스는 은행채와 수신금리 등이 가중평균돼 산출된다. 주담대 혼합형(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은 주로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데, 이와 연동되는 국채 5년물 금리가 3년 만에 2%를 넘어서면서 혼합형의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은행채 5년물 금리(AAA·무보증)는 2.3%선을 넘어 201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에 있다.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금리는 주로 은행채 6개월·1년 금리를 지표로 삼는다. 지난 8월 1년 3개월 만에 1%를 넘어선 6월물은 1.2%선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고, 1.4%선을 돌파한 1년물은 작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

기준금리가 내년 1.50%까지 오를 경우 ‘기준금리→국채 금리→은행채 금리→대출금리’의 연쇄 상승 흐름이 이어져 주담대와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최소 각각 3%대 중후반, 4%대 초중반까지 오를 공산이 있다. 문제는 한은이 1차 금리 인상기를 보낸 뒤에도 경제 성장에 무리가 없고 금융불균형 해소 정도가 부족하단 판단을 할 경우 2차 인상 사이클을 준비할 수 있단 점이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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