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놀이공원·워터파크에 10월 들어 급격히 사람들 몰려
시민들 “이미 ‘위드 코로나’ 시대 살아…위험하지 않냐”
전문가들 “야외이지만 과도하게 몰리는 것은 자제해야”
연휴 기간이었던 10~11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이라며 SNS(사회연결망서비스) 등에서 공유된 사진. [SNS 캡처]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강원 강릉시의 한 호텔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진행을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렸다. 드라마에 나온 놀이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설탕뽑기, 딱지치기 등에 대한 토너먼트를 일요일인 24일 진행, 최종 우승자에게 상금을 500만원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이 행사 공지 게시물에는 3일 만에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 “재미있겠다” 등 17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댓글이 달렸다. 그런데 이 공지가 널리 퍼지면서 일각에선 “코로나 시국에 이런 모임이 가능하냐. 이미 이 사람들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세상에 사는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를 탐탁지 않아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40대 김모 씨는 13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지난 주말 에버랜드에 다녀왔다”며 “그런데 사람이 이렇게 많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많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가 많이 와서 놀이기구를 제대로 못 탄 것도 속이 상했지만, 인산인해라 발 디딜 틈이 없이 사람들이 몰려 괜히 갔나 생각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연휴 기간이었던 9~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의 야간 개장 당시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이라며 SNS(사회연결망서비스) 등에서 공유된 사진. [SNS 캡처] |
SNS에서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의 야간 개장 풍경을 찍은 한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사진에서는 야간 개장한 놀이공원 내에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빽빽하게 들어선 모습이 찍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저 정도면 너무 무섭지 않느냐”, “거리두기는 이미 실종됐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40대 한모 씨 역시 최근 강원 홍천군의 한 워터파크에 다녀온 소감을 전했다. 한씨는 “다들 워터파크니까 구명조끼를 입었는데, 그 와중에 마스크를 쓰고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 매우 이색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놀러온 아이들이 많아 좀 걱정이 됐다”며 “마스크만 썼지, 서로 다닥다닥 붙어서 물장구치는 모습을 보고 이건 심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현행 거리두기 지침에 따르면 거리두기 3~4단계에서 놀이공원은 ‘수용인원의 50%’, 워터파크는 ‘수용인원의 30%’ 기준만 지키면 운영이 가능하다. 놀이공원 측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 관람객이 크게 줄었다며 정부 지침을 지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수용 인원 형평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울에 사는 30대 한모 씨는 “놀이공원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몰릴 것이면, 야구장 등 스포츠 무관중 경기는 그럼 왜 하냐”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야외라 실내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너무 과도하게 밀집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