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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총량규제 강화 악조건에도 인뱅 대출증가율 ‘두 자릿수’ 성장
요구불예금 바탕 비대면 수요 흡수
저비용 구조·예대마진에 이익 급증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가계대출 규모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총량규제(연 증가율 5~6%대)에 발이 묶여 속도조절에 들어간데 비해 비교적 이로부터 자유로운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일부 대출에 대한 제한 조치에도 벌써 연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인터넷은행들은 기존 은행보다 비중이 높은 저원가성 수신을 바탕으로 비대면 대출 수요를 끌어안으면서 공격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카카오뱅크(이하 카뱅)의 실적자료에 따르면 카뱅의 3분기말 현재 여신 잔액 규모는 25조원이다. 작년말(20조3000억원)보다 23.2%(4조7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의 연 평균 증가율이 4.9%란 점과 비교시 빠른 오름세다.

카뱅의 여신 규모가 시중은행의 5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높은 증가율이 불가피하단 분석이 나오지만, 증가폭 역시 시중은행(신한은행 3조8000억원)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대출자산 급증에 따른 건정성 악화 우려와 일반 은행들과의 규제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카뱅이 4분기에도 3분기(1조9000억원)만큼의 여신 성장을 이룰 경우 연 대출 증가율은 3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출범 4년 만에 첫 연간 흑자 전환에 들어선 케이뱅크은도 상반기 기준 여신 잔액이 5조1000억원을 기록, 지난해 12월말보다 70.2%(2조1000억원)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대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임에 따라 연 증가율은 100%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은행들의 대출 확장에는 조달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저원가성 수신(요구불예금 등)이 기반이 되고 있다. 3분기 기준 카뱅 수신에서 저원가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6.7%로 은행권(KB 53.6%, 신한 55.1%, 하나 40.6%, 우리 47.4%) 최고 수준이다. 이를 토대로 카뱅의 순이자마진(NIM)은 1.92%를 기록, 일반 은행(KB 1.57%, 신한 1.40%, 하나 1.40%, 우리 1.36%)을 크게 앞서고 있다. 카뱅은 적은 인력 규모 등의 저비용 요인에 높은 예대마진까지 더해지면서 경영 효율 측면에서 일반은행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뱅의 3분기 누적 자금조달 비용률은 0.77%로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모임통장 등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이 지속 증가한 영향”이라며 “4분기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에 따라 대출 성장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2022년 론칭 예정인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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