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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 결사 반대’ 여의도 재건축… 민간재건축으로 급선회[부동산360]
“공공재건축은 가능성 0%…여의도엔 민간 재건축 뿐”
여의도 시범 ‘신통기획’ 첫 주자 낙점…목화·삼부 등도 관심
“시의회 민주당 우세…오 시장 의지만으로 안 돼” 회의론도
아파트값 상승 전망…“신통기획 본격 시작하면 2~3억 오를듯”
금융기관 등이 밀집한 동여의도의 아파트 단지들은 대다수가 준공 50년차에 다다른 상태로 재건축 이슈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이 지역에 공공재건축을 제안하면서 아파트 소유주들의 반감이 표출됐다. 현재는 시범아파트를 필두로 서울시가 주도하는 민간재건축인 신속통합기획 참여에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시범아파트 외벽에 붙은 플래카드.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이 땅값 비싼 여의도에서 애초에 ‘공공’ 들어가는 건 불가능했다. 반면 신속통합기획은 속도만 빨라지고 민간재건축이라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여의도 시범아파트 소유주 A씨)

최근 기자가 찾은 여의도 재건축 단지 아파트 외벽과 내부에는 여전히 ‘임대 아파트 반대’를 내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지난해 정부가 제안한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공공재건축)’에 대한 반감이 여과없이 표출됐다.

이런 여의도 아파트 단지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에는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미 서울시가 검토에 들어간 시범아파트(올해 준공 51년차)를 비롯해 목화·삼부·한양 아파트 등 여의도 알짜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신청 준비에 나서고 있다.

시범아파트 단지 내에 붙은 플래카드 모습.[헤럴드경제DB]

여의도 신통기획 첫 주자인 시범아파트는 총 1700가구 중 과반이상인 909가구가 참여해 867명이 찬성의사를 밝혔다. 지난 4일 재건축사업을 관리중인 한국자산신탁이 영등포구청에 참여의향서를 접수해, 서울시가 검토중이다.

70대 주민 A씨는 “이 아파트가 곧 재건축 될 것같다고 말이 나온 게 벌써 십 몇 년도 넘었다”면서 “오랜 시간 기다린 만큼 명품아파트로 만들고 싶은데 임대 가구를 절반 가까이 포함해야 하는 공공재건축을 덥썩 하겠다는 집주인이 어딨겠느냐”고 말했다.

공공재건축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형태다.정부는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완화해주는 대신 증가한 용적률의 50~70%는 기부채납으로 환수한다. 기부채납 받은 주택의 절반 이상은 장기 공공임대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무주택, 신혼부부 및 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으로 활용한다. 고급 아파트 단지를 희망하는 소유주들로선 반길 수만은 없는 제안인 것이다.

시범아파트 단지 사이로 멀리 여의도 파크원빌딩이 보인다. [헤럴드경제DB]

반면,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면 민간재건축과 동일하지만 서울시 도시계획결정 기간이 종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되고,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는 건축·교통·환경 통합 심의를 통해 소요 기간이 종전 1년6개월에서 9개월로 줄어든다. 빠른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지를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현실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시범아파트 단지 내의 한 공인중개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의지와 상관없이 서울시 의회가 여당 인사로 구성돼있어 현실적으로 가능할 지는 의문”이라면서 “3월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되고 또 내년 6월 이후 시의회 선거까지 끝나야 재건축 방향이 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강변에 위치한 여의도 목화아파트. 1동과 2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동은 막힘없이 한강조망이 가능하다. 주로 10~20평대 소형평수 위주로 구성돼있다. [헤럴드경제DB]

아울러 통합재건축을 놓고 인접한 단지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조율에 난항을 겪을 것 또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여의도 목화아파트와 삼부아파트는 각각 한강 조망권과 큰 대지지분이라는 이점이 극명히 갈려 통합재건축시 득실에 예민한 편이다.

서울시는 두 단지에 통합재건축을 하면 용적률 600% 상업지역으로 종 상향을 해주고 비주거시설 비율(20%→10%)도 낮춰 사업성을 올려주겠다는 당근책을 제시한 상태다.

인근 B공인 대표는 “두 아파트 주민들은 통합재건축이 말 그대로 단지를 섞어서 추진하는 것이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면서 “목화 소유주들은 영구 한강조망권이 침해받을까 걱정이고, 반면 소형 위주인 목화에 비해 중대형 위주인 삼부 아파트는 대지지분에서 손해를 볼까 걱정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목화 아파트 뒤쪽에 위치한 삼부아파트. 20평~60평 중대형 가구 위주로 구성돼있다.[헤럴드경제DB]

한편, 신통기획이 재건축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되면서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자아냈다.

B공인 대표는 “현재 호가는 목화아파트 89㎡(전용)이 22억원, 삼부 78㎡이 24억~25억원, 136㎡이 27억~28억원에 형성돼있다”면서 “만약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낙점되면 그만큼 불확실성은 줄어들고 더 빨리 새 집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 지금보다 최소 2억~3억원이 더 오를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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